변하지 않는 것으로 변화에 대응한다?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08/17
변하지 않는 것으로 변화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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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변응만변(以不變應萬變)이라는 말이 있다. “변하지 않는 것으로 만 개의 변화에 대응한다.”는 뜻 정도로 해석하면 되겠다. 베트남의 명실상부한 국부 호치민이 즐겨 쓰던 말이다. 원칙이든 대의든 목표든 변하지 않는 것을 이루려면 그때 그때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을 갖추고,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치민에게 포기할 수 없는, 그래서 변하지 않는 목표는 베트남 해방과 독립이었다. 공산주의자로 활동해 온 그가 미국의 OSS와 협력하고 막다른 골목에 이르기 이전까지는 미국의 손을 놓지 않으려 애썼던 것은 ‘이불변응만변’의 한 예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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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말이 한국에 들어오면 좀 다르게 해석되는 느낌이다. 오로지 ‘변하지 않음’(不變)으로만 만 가지 변화에 맞선다고나 할까. 변화에 대응하려면 스스로도 변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그저 옛 모습을 사수하는 것만이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절개(?)를 유지하는 것이요, 그것을 정의의 기준으로 삼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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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8.15 광복절 기념사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자체가 그랬다. 이 나라 수구세력의 머리 속이 얼마나 변하지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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