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멋내기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1/25
무슨 옷을 입을까.
무슨 옷을 입어야 잘 차려입었다. 분위기에 맞다고 소문이 날까.

오늘은 내가 소속된 한국부인회 이취임식날이다. 현 회장이 한 번 연임을 해 6년만에 회장자리에서 물러나고 새 회장이 취임하는 것이다. 나는 중간에 들어 왔으니 이취임식은 처음 구경(?) 하는 셈이다. 부인회 최대의 행사라 한참 전부터 새 회장단을 꾸리고 회관을 예약하고 알게모르게 준비를 많이 해 온 모양이다.

회장이 일어나서 말했다. 
"이취임식엔 모두 젤 좋은 옷을입고 최고로 예쁘게 꽃단장하고 오셔야 합니다."
"새로 보직에 임명된 사람들만 예쁘게 차리면 되지 일반 회원들까지 꽃단장을 해야하나요?"
하는 나의 질문에
"그건 기본적인 예의죠. 모두 최대한 멋을 내고 와야합니다"
회장은 단호하게 대답했고 단톡방에서도 다시 한 번, 최고로 예쁘게 하고 올것. 이란 항목이 강조되었다.
그 말만 아니었으면 겨울이고 갑자기 훅 떨어진 기온에 당연히 시커먼 패딩을 덮어쓰고 갈 판이었지만 괜히 그 말이 신경이 쓰였다. 평상시 입던 수준으로 입고 가면 회장 말을 무시하는 것 처럼 보일까 싶어서다.

옷장문을 열어본다.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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