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성과 일상성의 만남-오월시 동인지 제6집 《그리움이 끝나면 다시 길 떠날 수 있을까》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2/18
◆ 서평 ◆
   
   
역사성과 일상성의 만남-오월시 동인지 제6집 《그리움이 끝나면 다시 길 떠날 수 있을까》
   
   
박선욱
   
   
고요한 숭늉이 뜨겁다고 했던가. 실로 아홉 해 만에 동인지 6집을 내놓는 ‘오월시’의 눈빛이 잉걸불 한 가지다. 군사반란의 주역들인 신군부 세력이 반인륜적 쿠데타를 일으킨 이듬해, 열혈의 의기를 모아 동인을 결성한 청년 시인들의 출발점은 오월이었다.
그들은 어두운 시대상을 정직하게 그려내며 인간다움에 대한 문학적 갈망을 형상 언어로 투영해낸 몇 안 되는 선두주자에 속했다. 또한 광주의 비극과 항쟁의 숭엄함을 감동적으로 묘사한 김준태의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계엄의 회오리가 인간의 여린 속살을 어떻게 유린하는지를 극도의 절제된 언어와 긴박한 속도감으로 구성해낸 김남주의 〈학살〉, 생명에 대한 외경과 사랑의 위대함을 절창의 가락에 실어 보낸 문병란, 하종오, 김정환 등의 시와 더불어 후일 ‘시의 시대’라 명명된 1980년대 벽두를 이끌어온 가장 강력한 견인차 중의 하나였다.
‘반시’, ‘시와 경제’, ‘목요시’, ‘원탁시’ 등 민족문학 진영 내의 쟁쟁한 동인들과 함께 문학의 대중화 작업에 골몰한 ‘오월시’ 동인은 제1집 《이 땅에 태어나서》(1981), 제2집 《그 산 그 하늘이 그립거든》(1982), 제3집 《땅들아 하늘아 많은 사람아》(1983), 제4집 《다시는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1984), 제5집 《5월》(1985)을 해마다 한 권씩 상재했고, 화가들과의 연대 작업의 일환으로 만든 시판화집 《가슴마다 꽃으로 피어 있어라》(1983), 《빼앗길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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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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