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2 (가시나무)

얼룩커
2022/01/09
유년시절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절친을 도와주려고 했던 행동으로 오랜 시간 따돌림을 겪으면서, 초등학교 삼 학년 어린 나이부터 인간관계의 회의를 느꼈고 사람을 믿지 못하는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여파로 정의가 무엇인지, 진정한 친구가 있을 수 있는지 등 인간관계에 관하여 답도 없는 많은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그때의 상처는 무의식에 숨어들어 성인이 되어서까지 저를 두고두고 괴롭혔고, 언제나 사방에 벽을 치고 살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그 벽은 허물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욱 두터워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건 사람들의 평가였습니다. 저는 늘 사교성이 좋고 재미있다는 평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가족들과 지인들의 상담 전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난생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지고, 모르는 사람을 갑자기 초대하는 상황에서도 항상 오케이 하는 성격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를  향한 그런 평가에도 제 주변엔 지인들이 몇 없습니다.

저도 가끔씩 이런 상황들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지만, 깊고 길게 가는 대인관계가 제겐 참 어려운 숙제 같습니다. 이럴 땐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길 좋아하는 이 마음이 진심인지 가심인지 스스로 헷갈리거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 또한 상처를 숨기고자 만든 자기방어의  일환인 가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습니다.

늘 풀 수 없는 내면의 물음에 분명하게 돌아오는 답은 두 가지뿐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또 사람을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살아오면서 늘 이런 대인관계를 생각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나의 주변에 친구들이 많지 않다는 것에 여러 의미를 두고 스스로 분석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런 생각들이 제 머릿속을 가득 채워 어지럽힐 땐, 제 성격을 탓하며 스스로를 참 많이도 괴롭혔습니다. 시시때때로 괴롭히는 생각들에도 전혀 노력은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나의 사람들을 갖고 싶었지만 여전히 그 사람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결혼 후 대인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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