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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나의 인식 수준은?
2023/10/31
‘장애가 무의미하게’라는 슬로건으로 이동권-접근권 데이터를 모으고 콘텐츠를 만드는 협동조합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입니다. 저는 2022년까지 이커머스 회사에서 오랫동안 홍보와 사회공헌을 담당했습니다. 한국 최초로 오픈마켓 장애 전용관을 기획하기도 했죠. 부캐로는 뉴스레터 <커피팟>에 한 달에 한 번 ‘키티의 빅테크 읽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얼룩소에서도 몇 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본캐는 무의 이사장입니다. 휠체어 타는 제 딸이 외출했을 때 누구의 도움 없이 자립적으로 어느 곳이든 이동하고 접근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하철 타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좀 더 쉽게 지하철을 탈 수 있게 하기 위해 2018년에는 휠체어나 유아차로 지하철을 환승할 때 우회 경로를 알 수 있는 ‘서울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 지도’를 2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휠체어로 갈수 있는 궁지도, 휠체어로 대학로 완전 정복 등의 지도를 만들었고요. 행복나눔재단과는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의 정보를 모은 앱인 ‘휠비’에 지난 2년 동안 서울 지하철역 120개 역 주변 데이터 4만 여건을 수집했습니다.
@오혜민 와 ㅠㅠ 제 강연으로 그런 액션으로 이어지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보람이 있네요! 자기 전문분야에서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적으로 애써주시는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kzoon89 장애인 유튜버 중에서는 굴러라구르님, 리즌정님 컨텐츠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두 분을 저희 무의가 연 걸즈온휠즈 톡콘서트에 초대한 적도 있고요. 청각장애인 위라클 님과도 몇번 뵌 적 있고요. 청각장애인 하개월님 채널도 팔로우하고 있습니다. 원샷한솔님, 장애인개발원 '당장만나' 나 밀알복지재단의 '알TV' 등도 보고 있어요. 훌륭한 크리에이터분들이 많죠!
장애인분들을 도와주는 게 많이 주저되실수 있어요. 저는 보통, 도움이 필요할 것 같으면 '도와 드릴까요?'라고 도움의 방법을 물어보고, 그 분이 원하는 방법으로 도와주시면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괜찮습니다'라고 하더라도 '아 그렇구나'라고 쿨하게 넘어가시고, 상처받지 않으시는 거에요! 장애인분들도 진짜 지금 도움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인데, 눈높이가 달라서, 또는 볼수가 없어서 답변을 엄청 프렌들리하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무의의 2024년 계획은, 사단법인을 새로 세울 예정이고, 그래서 요즘 한참 미래계획을 짜느라 머리가 터지고 있습니다 하핳. 당장은, '모두의1층'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인 접근성 향상이 될 수 있도록 성동구와 함께 일해 나가는 것과 '휠비' 프로젝트를 통해 120개 넘는 서울 지하철역 주변 데이터들 업데이트하는 것, T머니재단과 함께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 데이터 업데이트를 해서 공개하는 것 등이 있어요. 인스타그램 (@wearemuui) 등으로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매오 네. 저도 마찬가지로 당사자성을 너무 강박적으로 강조하지는 않으려 합니다. 당사자와 비당사자간의 연대가 훨씬 더 중요하니까요. 다만, 당사자들이 겪는 구조적인 차별 때문에 다소 인위적으로라도 물리적 참여 기회를 더 넓히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uiSun Yu 주거권과 자립생활 정말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주거/자립환경 인프라를 완전히 새롭게 봐야하죠. 인권 차원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돌봄공백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어섭니다. 거의 모든 노인은 삶의 마지막 몇 달, 몇 년을 장애를 갖고 살게 됩니다. 초고령화, 초저출생 으로 돌볼 사람들이 줄어서 돌봄인력을 수입해야 할 지경이죠. 돌봄위기 관련 어떤 논의자리에 갔는데, 지금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해서 기어다녀야 하는 자립주택 구조부터 고쳐야 한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걱정 않고 늙을 수 있는 사회구조가 되는게 결국 장애인들의 자립이 자유로워지는 사회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EuiSun Yu 님 답글 달기 위해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전장연의 운동 방식은 사실 지난 20년간 일관적이었습니다. 최근에 부각되서 그렇게 도드라져보이지만요. 시위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와의 대화, 대중 캠페인, 입법활동 등 다양하고요. 그 과정에서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거의 모든 역에 생겼죠. 광화문역 엘리베이터를 서울시에서 못 만든다 했는데 전장연을 비롯한 장애인 단체들이 광화문역에서 1천일 농성을 하면서 결국 설치됐습니다.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유아차와 노인분들 정말 많이 탑니다.
그런데 제 딸은 이 시위로 지하철을 탈때 한때 시위하러 나왔냐며 공격당할까봐 두려워했습니다. 전장연에 대한 여러 소문이 왜곡돼 유통되고 이로 인해 혐오가 커지는 것이죠. 왜 그럴까. 이유가 뭘까 봤더니, 미디어 구조였습니다.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은 진실 여부를 가리지 않고 믿게 만드는 메시지 유통 구조(자극적인 뉴스, 소셜미디어를 통한 확산, 필터 버블)사람들의 편견, 공격성, 냉소를 강화시킨 거죠.
전장연도 이런 “관심”을 적극 활용해야만 했습니다. 시위하고 욕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단연코 없습니다. 그러나 백만 가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해도 정부가 스스로 지키겠다고 하는 이동권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밀어붙여야겠다 싶었겠지요.
길게 말했지만, 전장연의 방식인 “시민불복종”이 일정 정도 다른 탑승시민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건 사실이고 그 근본 요인은 ‘반복적으로, 지켜지지 않는 약속’임은 확실합니다. 약속이 끝내 지켜진다면, 시위하는 이들의 괴로움도 끝나겠지요. 장애인 이동권 아닌 우리 모두의 이동권이 좋아지고요.
투쟁하는 전장연이 지금은 슬프게도 필요한 구조에요. 제 80 되신 친정엄마는 전장연 시위를 보고 말씀하십니다. ”나랏님들이 목소리 좀 들어주지. 오죽하면 저런다냐.“ 나랏님들이 목소리를 듣고 행동도 해 주신다면 저희 엄마같은 어르신들의 이동권에도 좋겠지요.
@ocean0220 님.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의에서 리서치할 때 비장애인분들도 휠체어를 직접 타봅니다. 그러면 불편한 건 둘째치고 위축된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공감능력은 감성이 아니라 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성인이 되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몇년 전 수술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많이 걸어야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걷기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제 몸이 조금 불편하니까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차도와 보도 사이의 턱이나 패이고 어긋난 보도블럭, 건너기엔 너무나 짧은 횡단보도의 초록불 등 사소한 것들이 전부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곧 나아질 몸의 불편함도 이렇게 이동을 두렵게 만드는데 만약 내가 더 나이를 먹고 어떤 이유로든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밖에 나갈 수 있을까, 이게 맞는 건가....
장애인이 편하게 이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이 비장애인에게 불편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맞는 말이죠. 장애인에게 편한 사회가 될수록 비장애인은 더 큰 편리를 누릴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을 위할 수 없다면 스스로의 편리를 위해서라도 모든 시민이 연대하기를 바랍니다.
@한이로 예전에 비해 좋아졌는가 - 를 제가 판단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수 있어서요. 인프라는 조금 나아졌을 것 같고요. 당연히 그 인프라는 저절로 좋아진 게 아니라 누군가가 목소리를 높여서 얻어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찌 보면 더 많은 사람이 이 취지에 동감하고 액션을 취할 준비가 되었는가 하는 점이 인권 진보의 척도가 아닐까요. 그런 측면에서 이곳 얼룩소에서 애정을 갖고 글을 남겨주신 한이로 님과 같은 분들이 눈에 보이기에 더 나아졌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지는 마음으로만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글을 통해서, 또는 행동을 통해서 보이게 해 주시면 더 좋습니다. 지지하고 연대하는 사람이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면 목소리 높이는 이들에게 더 힘이 되니까요.
이동권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이 분들이 고맙다 미안하다 소리를 하는 대신 내가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중이라고, 당신들이 미처 못 보거나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느라 내가 더 애쓰고 있다고 항상 더 많이 뻐기고 사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에 홍윤희 선생님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을 참고하며 짧은 가이드를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공연을 기획하며 장소를 정하거나 세팅할 때 더 고려하고 시도해 볼 내용들을 만들어서 나누고 있어요. 예산 범위 내에 한정된 고민이겠지만, 작은 시도와 노력이 여러 결실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늘 응원합니다. 제가 늘 빚지고 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굿데이 오, 그런생각을 해주셨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가 많이 권해드리는 건, 일상의 연대를 해달라는 부탁입니다.
@EuiSun Yu @kzoon89 두분께도 답변이 되었음 합니다.
예를 들어 유아차나 휠체어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때 휠체어 좌석에서 적극적으로 다른 분께 비켜달라고 부탁하거나, 점자블록에 주차된 공유자전거나 퀵보드를 치워준다거나, 엘리베이터 안에 타 계실 때 휠체어 유아차가 보이면 내려주신다거나. 먼저 이렇게 배려 아닌 '고려'를 해주시는 게 큰 힘이 됩니다. 퀵보드 불법주차 신고 웹사이트도 있더라고요!
제가 요즘 많이 부탁드리는 건, 네이버 카카오 구글맵 등에 리뷰를 남기실 때 '경사로가 있다' '휠체어로 갈 수 있다'는 식의 리뷰를 남겨달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카카오맵에 '매장 정보 수정'이란 기능 안에 휠체어 접근가능을 표기할 수 있는 란이 있습니다. 그런 걸 표시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구글맵에도 최근에 휠체어 접근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리포팅해줄 수 있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장애인주차구역 위반, 도로블록 파손, 버스정류장 근처 불법주차 등을 '스마트 서울신고' '안전신문고' 등의 앱을 이용해 신고해 주시면 이동권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신고해도 신고자의 신원이 신고당한 사람에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미국 보스턴에서 버스를 탔을때, 휠체어 손님이 타려고 하자 버스 기사가 휠체어가 탈 수 있게 경사로를 내려주시고, 자리에 고정까지 시켜주신 뒤에 출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시위를 하면 출퇴근 시간에 불편을 끼친다고 되려 욕을 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좋겠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몇년 전 수술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많이 걸어야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아픈 몸을 이끌고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걷기 위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제 몸이 조금 불편하니까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차도와 보도 사이의 턱이나 패이고 어긋난 보도블럭, 건너기엔 너무나 짧은 횡단보도의 초록불 등 사소한 것들이 전부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곧 나아질 몸의 불편함도 이렇게 이동을 두렵게 만드는데 만약 내가 더 나이를 먹고 어떤 이유로든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밖에 나갈 수 있을까, 이게 맞는 건가....
장애인이 편하게 이동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곳이 비장애인에게 불편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맞는 말이죠. 장애인에게 편한 사회가 될수록 비장애인은 더 큰 편리를 누릴 수밖에 없습니다. 타인을 위할 수 없다면 스스로의 편리를 위해서라도 모든 시민이 연대하기를 바랍니다.
@굿데이 오, 그런생각을 해주셨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제가 많이 권해드리는 건, 일상의 연대를 해달라는 부탁입니다.
@EuiSun Yu @kzoon89 두분께도 답변이 되었음 합니다.
예를 들어 유아차나 휠체어가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때 휠체어 좌석에서 적극적으로 다른 분께 비켜달라고 부탁하거나, 점자블록에 주차된 공유자전거나 퀵보드를 치워준다거나, 엘리베이터 안에 타 계실 때 휠체어 유아차가 보이면 내려주신다거나. 먼저 이렇게 배려 아닌 '고려'를 해주시는 게 큰 힘이 됩니다. 퀵보드 불법주차 신고 웹사이트도 있더라고요!
제가 요즘 많이 부탁드리는 건, 네이버 카카오 구글맵 등에 리뷰를 남기실 때 '경사로가 있다' '휠체어로 갈 수 있다'는 식의 리뷰를 남겨달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카카오맵에 '매장 정보 수정'이란 기능 안에 휠체어 접근가능을 표기할 수 있는 란이 있습니다. 그런 걸 표시해 주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구글맵에도 최근에 휠체어 접근정보를 사용자가 직접 리포팅해줄 수 있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장애인주차구역 위반, 도로블록 파손, 버스정류장 근처 불법주차 등을 '스마트 서울신고' '안전신문고' 등의 앱을 이용해 신고해 주시면 이동권 향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신고해도 신고자의 신원이 신고당한 사람에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내가 그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모든 것은 운에 맡기고 힘이 있을 때 차별하자라는 사상관을 가진 이들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진짜 제 머리가 사상개조 당하는 충격이었습니다.
약자를 불쌍히 여기는 사회가 여유가 있는 사회고 그런 사회가 더 살기 좋다는 당연한 것임을 왜 다들 모르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헛된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없던 시절, 휠체어를 싣고 내려오는 리프트에서 나던 음악소리가 기억이 닙니다. 가사가 없는 멜로디였지만 그 노래는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지만, 내 쉴 곳은 내 집 뿐이리~" 그 노래였습니다. 저는 그 멜로디를 들으며 "장애인은 집에 박혀 나오지 말라는 얘기구만"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도 생기고, 저상버스도 생겼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턱없는 거리와 환경을 만드는 일은 아직도 많은 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올 수 있어야 이동권이 더 많이 보장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장애인이동권연대가 있었고, 지금도 전장연은 지하철역 곳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장연의 투쟁은 매일 출근길 모든 지하철역에 방송이 되니까요. 전장연의 지하철타기에 대한 시민들의 양극화된 인식도 존재합니다.
1. 전장연의 활동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 장애인의 자립생활 및 주거권 운동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립생활과 이동권은 뗄 수 없는 관계일 것 같습니다. 이동권 확보를 위한 확장된 과제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3. 장애인 이동권 확대를 위해 시민들이 일상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알려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너무 당연한 건데, 이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할 때 비장애인들의 태도와 행동이 너무 화가 나고 보고 있기도 힘들 지경입니다.
1) 무의의 2024년 활동 계획도 궁금하고요
2) 비장애인들이 거리에서 장애인들을 어떻게 돕는 것이 가장 필요한지 궁금해요. 사실 돕고 싶어도 망설이게 될 때가 많거든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요. 제대로 도울 수 있을까? 불편해 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됩니다.
3) 장애인들이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가 많이 나와 반갑습니다. 이사장님도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이나 장애인 유튜버가 있나요?
@EuiSun Yu 님 답글 달기 위해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전장연의 운동 방식은 사실 지난 20년간 일관적이었습니다. 최근에 부각되서 그렇게 도드라져보이지만요. 시위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정부와의 대화, 대중 캠페인, 입법활동 등 다양하고요. 그 과정에서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거의 모든 역에 생겼죠. 광화문역 엘리베이터를 서울시에서 못 만든다 했는데 전장연을 비롯한 장애인 단체들이 광화문역에서 1천일 농성을 하면서 결국 설치됐습니다. 광화문역 엘리베이터, 유아차와 노인분들 정말 많이 탑니다.
그런데 제 딸은 이 시위로 지하철을 탈때 한때 시위하러 나왔냐며 공격당할까봐 두려워했습니다. 전장연에 대한 여러 소문이 왜곡돼 유통되고 이로 인해 혐오가 커지는 것이죠. 왜 그럴까. 이유가 뭘까 봤더니, 미디어 구조였습니다. 자기가 믿고 싶은 것은 진실 여부를 가리지 않고 믿게 만드는 메시지 유통 구조(자극적인 뉴스, 소셜미디어를 통한 확산, 필터 버블)사람들의 편견, 공격성, 냉소를 강화시킨 거죠.
전장연도 이런 “관심”을 적극 활용해야만 했습니다. 시위하고 욕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단연코 없습니다. 그러나 백만 가지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해도 정부가 스스로 지키겠다고 하는 이동권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밀어붙여야겠다 싶었겠지요.
길게 말했지만, 전장연의 방식인 “시민불복종”이 일정 정도 다른 탑승시민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건 사실이고 그 근본 요인은 ‘반복적으로, 지켜지지 않는 약속’임은 확실합니다. 약속이 끝내 지켜진다면, 시위하는 이들의 괴로움도 끝나겠지요. 장애인 이동권 아닌 우리 모두의 이동권이 좋아지고요.
투쟁하는 전장연이 지금은 슬프게도 필요한 구조에요. 제 80 되신 친정엄마는 전장연 시위를 보고 말씀하십니다. ”나랏님들이 목소리 좀 들어주지. 오죽하면 저런다냐.“ 나랏님들이 목소리를 듣고 행동도 해 주신다면 저희 엄마같은 어르신들의 이동권에도 좋겠지요.
이동권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이 분들이 고맙다 미안하다 소리를 하는 대신 내가 세상을 좀 더 낫게 만드는 중이라고, 당신들이 미처 못 보거나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느라 내가 더 애쓰고 있다고 항상 더 많이 뻐기고 사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에 홍윤희 선생님 강연에서 들었던 내용을 참고하며 짧은 가이드를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공연을 기획하며 장소를 정하거나 세팅할 때 더 고려하고 시도해 볼 내용들을 만들어서 나누고 있어요. 예산 범위 내에 한정된 고민이겠지만, 작은 시도와 노력이 여러 결실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늘 응원합니다. 제가 늘 빚지고 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성욱 ... 아.. 정말 할많하않이네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 겉으로 그런 이야기를 당당히 드러내며 말하는 건 충격적이네요. 그런 분 옆에 있으면 마음이 힘들어질 수 있으니 피하심이 ㅠㅠ
@이비스 네! 회계전공자시라 더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당연한 말씀이고요! 말씀주신대로 일반협동조합이라서 공시 의무는 없고 기부금을 받을 수 없는 일반 기업 형태입니다. (기부금 주신다는 분들이나 조직들이 꽤 있었는데 친구들이 응원한다며 준 약간의 돈 외엔, 영수증을 끊어드리기 어려워서 사양했어요) 지금까지는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사이드로 운영해온 작은 조직이라서 운용 규모도 크지 않고 지금까진 제 개인 돈을 들여서 운영한 측면이 큽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가 하는 일이 공공성이 큰지라 내년 초 공익법인 -- 사단법인 -- 을 새로 만들고 공시를 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회계 전문가 (공익법인 감사를 해 주실 만한)가 필요한데 혹시라도 소개해 주실 분이 있으시다면 귀띔해주심 너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