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욱 시-<우는 자들과 함께>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10/23
우는 자들과 함께
   
박선욱
   
서초동의 한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뒤에 앉아 있던 급우의 이마를 연필로 그었다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초임 여교사에게 학부모가 찾아와 
너는 교사 자격이 없다 도대체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고 있는 거냐고 갑질과 폭언을 했다
연필 사건이 벌어진 이후 여교사의 휴대폰 번호로 
학부모의 도 넘는 문자가 수십 통씩 쏟아졌다
이즈음 교사들의 말 못할 고충도 드러났다
선생질 잘해라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나 변호사야 
자기 자식만 귀족 대우 해달라는 막무가내 생떼 속
유난히 교사를 괴롭히던 아이의 환청마저 들리는 날
치 떨리는 모욕감 숨 막히는 압박감 견디다 못해
스물세 살 여교사는 스스로 삶의 끈 놓고야 말았다
오롯이 키웠던 교사의 꿈도 덧없이 부서져 버렸다
전에는 수업 중에 사랑의 매타작 번번이 일어나고...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315
팔로워 5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