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가 비춰 보이는 내밀한 욕망

홍수정 영화평론가
홍수정 영화평론가 인증된 계정 ·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24/12/10
 
※ SBS의 '스브스 프리미엄'에 기고한 글입니다.
넷플릭스 <트렁크> 예고편 스틸컷
최근 한 남자 배우의 혼외자에 대한 뉴스를 계기로, 결혼 없는 출산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 사이에는 이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제 연애, 성, 결혼, 그리고 출산을 어느 정도 독립적인 변수로 대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 같다. 연애가 곧잘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던 예전과 달리, 지금 우리는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손에 쥐게 되었다.

여러 선택지가 주어질 때, 사람은 찬찬히 생각하기 시작한다. 결혼이란 무엇이고,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래서인가. 이들을 각각 해체한 뒤, 그 본질을 탐구하는 콘텐츠가 늘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시리즈 <트렁크>도 그런 작품이다.

<트렁크>에는 계약 결혼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 'NM(New Marriage)'이 등장한다. 이들은 의뢰인에게 기간제 배우자를 보내준다. 이 도발적인 설정은 동명의 원작 소설에 기반했다. 그러나 원작이 '결혼 제도'의 의미를 되묻는다면, 이 시리즈는 계약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에 천착한다. 거기에는 우리의 고민과 욕망의 한 단면이 비춰 보인다. 아래부터 <트렁크>와 <나의 해방일지>에 대한 스포일러가 나오니, 유의해 읽어주길 바란다.
넷플릭스 <트렁크> 예고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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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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