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엔 직장인과 뮤지션이라는 두 자아가 있다... 둘이 '상부상조'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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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 · 평일 콘텐츠 마케터, 매일 전자음악가
2023/09/07
수요일 밤, 퇴근하고 저녁 9시 수영을 다녀오고 나서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저번주 월요일부터 그렇게 마음 속에 그리던 에이블톤 작곡 강의를 수강하고 있다.
저번주에 받은 첫 과제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음악적으로 밀어붙여 보고 싶어 과제에 몰두했다.
내게 음악은 확실히 자극이다. 나는 TCI 검사(기질 검사)에서 '자극 추구' 항목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직장 생활은 어떠한가. 충분한 자극이 되지 않는다. 
평일에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나마 글은 내가 '직장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글 쓰는 것조차 못했다면 뭘 해먹고 살았을지.
왜냐면 우리나라에서 예술인으로 밥 벌어 먹고 살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 비평적인 이야기는 전혀 하고 싶지 않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아직 '주류'로 일컬어지는 문화 외의 문화엔 정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은 대형 기획사가 내놓는 k팝도 아니고 힙합도 아니다. 

어제는 4시 넘어서까지 잠이 안왔다. 절망스러웠다. 홍칼리(92년생 젊은 무당)이 유튜브 채널에서 짚어준 9월달 나의 운세처럼 나는 요새 밤마다 외로움을 느꼈다. 신체적으로 체력이 딸리는 거 같아 일과 중에도 외로움이 불쑥 불쑥 올라와 괴로웠다. 오늘만큼은 일찍 잠들어야지, 그러자고 애인이랑 약속까지 했는데... 두시에 밀려오는 잠을 '이겨내' 버렸다. 직장인의 숙명이 이런 걸까. 잠드는 게 어찌나 아쉬운지. 

4시쯤 되니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음악과 관련된 것에선 유난히 지랄맞고 어린 나의 면이 나오는 것 같았다. 이제야 생각이 정리됐다. 내 안엔 이제 막 음악을 시작해 인정에 목말라있고 열등감을 느끼지만 숨기고 싶어하고 열정이 가득하지만 열정이 과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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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엔 직장인으로 살아가며 오랜기간 내 소명이라 느껴왔던 음악을 현생에 치이다가 만 29세에야 시작한 사람의 이야기 내 안의 서로 다른 자아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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