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의 시대 by 김누리

신승아
신승아 · 삐딱하고 멜랑콜리한 지구별 시민
2023/10/11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민주공화국'이 '검찰공화국'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이에 시민들은 '검찰 정상화' 타이틀을 걸고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 모여 연일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에 목소리를 높였다. 비슷한 시각, 반대편에서는 더 이상 소수자들을 변방으로 몰아낼 수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차별 금지법'을 제정하라는 시위가 열렸다. '검찰 정상화'와 '차별 금지법', 무엇 하나 '나중'으로 미룰 수 없는 긴급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검찰개혁'에 열을 올리던 진보주의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차별 금지법 제정이라니 쟤네 지금 뭐 하자는 거야? 국민의힘 2중대야?",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고작 저런 일로 열 내고 있어? 미친 것들 아니야 진짜."

익숙한 모멸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엄밀히 말해, 미성숙한 엘리트 대통령 '윤석열'의 탄생은 '친문 팔이'를 앞세워 싸구려 계파 싸움을 조장한 민주당 정치인과 비겁과 폭력에 기댄 시민들의 합작품이었다. 다시 말해, '민주주의자 없는 민주주의'가 각종 비리로 점철된 인물을 대통령으로 옹립한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윤석열까지. 시민들은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성찰'하는 법을 몰랐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면 사실에 기초하여 의견을 개진하고 올바른 비판 능력을 키워야 함에도, 무조건 '나랑 뜻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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