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 와중에 책을 써? 만들어?] 당신의 눈은 날 멀게 해요.
2024/04/29
우리가 종종 하는 '선택'에 대해서 ...
#1.
비록 문학적 허용이기는 하지만 누군가는 실제 갖고 있는 장애를 은유적으로라도 표현하는 게 썩 내키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우린 오래도록 그런 표현을 시로, 노래로 표현해 왔다. 귀가 멀었다는 건 타인과의 소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이고, 눈이 멀었다는 건 누구에게나 뻔히 보이는 것들을 정작 자신은 보지 못한다는 뜻이다. (보통 우린 그럴 때 무엇에 씌었다고도 말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우린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유독 귀를 닫고 눈이 먼다. 그 덕분에 인생에 후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
"Your eyes got me blind."
당신의 눈은 날 눈 멀게 해요.
'Ebony Eyes'는 전설적 록그룹 플리트우드 맥의 기타리스트였던 밥 웰치가 그룹 탈퇴 후 솔로로 나와 활동하다 1978년에 발표한 곡이다. 당연히 기타 반주가 일품이었고, 경쾌한 리듬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싸비로 특히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당시 인기가수였던 최헌은 <검은 눈동자>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부르기도 했다.
밥 웰치는 2012년 66세의 나이로 권총자살했다. 당시 척추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 의사로부터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이야기를 남기고 스스로 돌어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2.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은 어찌어찌하면 만들 수 있는 것에 속한다. 인디자인과 포토샵, 그리고 벽에 부닥쳤을 때 그때그때 궁금증을 해소해 줄 유튜브 속 스승님 몇만 있음 비록 수고로움은 따르겠지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책을 만드는 게 배를 만드는 거나 자동차를 만드는 것도 아니지 않나. 하지만 그렇게 어찌어찌 만든 책을 ...
사람들에게 버려졌을 뿐인 유기견이 들개라 불리며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비춰지는 게 마음에 걸려 다큐멘터리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을 만들었다. 다큐의 마지막에는 사심(?)을 담아 길 위의 생명들을 위한 음악회도 열었다. 2023년에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반려동물 피해를 다룬 [인간의 마음]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상영됐다. 동물원과 수족관, 펫숍이 하루 빨리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기를 염원한다. 몇 편의 영화와 다큐를 쓰고 연출했고, 2024년 3월, 첫 소설 <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