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안
2024/03/04
개안(開眼)
박목월
나이 60에 겨우
꽃을 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神이 지으신 오묘한
그것을 그것으로
볼 수 있는
흐리지 않은 눈
어설픈 나의 주관적인 감정으로
채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꽃
불꽃을 불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
세상은
너무나 아름답고
충만하고 풍부하다
神이 지으신
있는 그것을 그대로 볼 수 있는
至福한 눈
이제 내가
무엇을 노래하랴.
神의 옆자리로 살며시
다가가
아름답습니다.
감탄할 뿐
神이 빚은 술잔에
축배의 술을 따를 뿐
60이 되려면 아직 4-5년은 더 살아야 한다. 갑자기 노안이 찾아왔다. 글씨가 선명하지 않은 것은 내 눈이 늙은 탓이다. 순식간에 늙어버린 것이 못내 아쉬울 뿐, 늙은 것 자체는 전혀 아쉽지는 않다.
60이 되면 눈이 열리려나? 글씨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