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혹은 진리라는 배우에 대하여
2024/01/07
※ '고대신문'(http://www.kunews.ac.kr)에 기고한 글입니다.
영화는 그녀가 떠나고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우리를 찾아왔다. 설리, 혹은 배우 최진리의 마지막 작품 <페르소나: 설리>에 대한 이야기다. 4년의 간극. 누군가에게는 너무 길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짧은 시간. 그러나 적어도 그녀를 휘감던 어지러운 말과 프레임에서 벗어나 배우 최진리를 마주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시간이다. 이 글은 누군가를 옹호하거나 추모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다만 최진리를 온전하게 마주하기 위해 쓰였다. 그러니 그저 어느 배우를 깨끗하게 바라보려는 노력의 흔적이라 받아들여 주면 고맙겠다.
<페르소나: 설리>에서 배우 진리의 비주얼은 충격적이다. 단순히 예쁘다는 뜻이 아니다(물론 그녀는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지만). 그녀가 직조하는 이미지는 환상에 다가선다. 물끄러미 카메라를 바라보고, 알 수 없는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그녀의 아우라는 관객을 몽환으로 이끈다. 카메라 앞에서 그녀는 자연스레 연기하는 동시에, 아름답게 몸을 쓰고, 자...
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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