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장 나서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11/14
*출처: 연합뉴스



나 때는 수능이 400점 만점이었다. 요즘처럼 등급이 아닌 점수로 모든 게 판가름 났다. 소위 수능시험 한번 잘 치르면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있었다. 입시가 지금보다 단순했기에 그냥 신경 끄고 열심히만 하면 되었다.

  그런데 수능 시험을 말아먹었다. 다른 과목은 평소랑 비슷하게 나왔는데 당시에는 언어영역이었던 국어에서 무려 30점이나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국어에서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점수를 가장 중요한 수능에서 기록해 버렸다.

  국어는 제일 믿었던 과목이라 충격이 더 컸다. 다른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점수를 안겨주던 과목이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든 안 하든 어느 정도 이상의 점수대를 유지했었다.

  이렇게 말하니 공부를 꽤 잘했던 것 같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대충 반에서 중간 정도 가는 성적이었다. 최소한 모의고사 점수 정도는 나오리라 기대했는데 수능을 죽 쑤다니. 그것도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고 보니 배신감과 실망감이 컸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또 있을까? 국어 점수가 왜 그렇게 나왔는지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제일 못하는 수학을 망쳐 버린 것도 아니고 국어를 망치다니. 첫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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