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 떠는 정치인들, 쉬운 우리말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손의식
손의식 · 우리 말글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
2024/04/13
이준석이가 당선되더니 제법 신이 난 모양이다. 하고 싶은 말, 유식한 말도 한껏 뿜어낸다. 제 딴에는 문자를 쓴다고 ‘양두구육’이 어쩌고저쩌고 떠든다. 앞길이 밝은 사람인데, 이런 말투 때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한다. 
   
양두구육? 이게 무슨 뜻일까? 보통 사람은 쉽사리 알아듣기 어렵다. 양두구육은 중국 옛말인 羊頭狗肉을 그대로 읽은 것이다. 양 머리에 개고기 곧 '양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이다. 속뜻은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나 겉으로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리는 것을 말한다. 
   
파란 당 사람들도 별다르지 않다. 우리 동네 한 정치인은 ‘근자’에 ‘표리부동’이 많아 전향적인 사고로 추진… 따위로 떠들면서 유식을 한껏 뽐낸다. 양두구육과 비슷한 뜻을 지닌 표리부동은 중국 옛말인 表裏不同이다. 겉과 속이 같지 않다는 뜻으로 속마음과 다르게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일컫는다.
   
근자(近者)는 ‘요즈음’이나 ‘요새’ 따위로 바꾸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다. 멋모르고 쓰는 전향적(前向的)은 일본 한자 말이다. 전향적인 사고는 ‘앞선 생각’으로 바로 잡는 게 낫다. 이 정치인은 민주와 평등을 입버릇처럼 외치면서 남들이 쉽게 이해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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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에서 언론학, 뉴욕대(NYU)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하고, 용인예술과학대 교수로 일했다. 홍익대 대학원에서 바른 논문 쓰기를 가르쳤고, 퇴임 후 이런저런 책을 쓰고 있다. 다른 나라 사람과 영어로 일하지만 ‘우리말 바로 쓰기’에 더 큰 뜻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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