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의 혁신을 이야기할 때 주로 매체, 표현, 스토리 등을 이야기한다. 만화역사를 살펴보면 18세기 윌리엄 호가스의 풍자화(만화는 아니다!), 프랑스의 캐리커쳐 잡지, 영국의 풍자전단, 20세기 초반 뉴욕의 선데이코믹, 대공황 이후 만화잡지, 패전 후 일본의 아카혼, 1960년대 주간만화잡지 등이 모두 매체, 표현, 스토리에서 혁신을 이루는 주요 지점이다.

근대만화는 '중산층을 위한 매체'로 출발하지만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노동자, 이민자, 어린이, 여성과 함께 했다. 19세기 영국에서 노동자 계급을 겨냥한 통상적으로 페니 드래드풀, 페니 블러드라 불린 싸구려 잡지들이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다. 노동자 계급 잡지는 다양한 장르 콘텐츠나 우스개만화로 발전했다. 19세기 영국의 대중문화는 20세기 미국에서 꽃 피웠고 대중엔터테인먼트는 노동자 계급과 그의 자식들로 확산되었다. 애초에 노동자 계급이 싸구려 잡지를 볼 때에 시비를 걸지 않았던 중산층들은 어린이들이 싸구려 잡지를 보면 분연히 일어섰다. 중산층이 보기에 고상하지 못하고, 싸구려이고, 어린이들을 타락시키는 원흉이었다. 물론 불법적으로 제작된 만화도 많이 있었고(미국의 불법 포르노 만화에 대한 글), 상업적인 목적에 집중해 만든 만화도 많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만화는 주류 미디어와 다른 방향에서 혁신을 가져왔다. 만화는 항상 어딘가에서 불온했고, 그 불온함이 당대에 불가능한 무언가를 드러내곤 했다.

가족과 어린이들이 보는 만화에 운동하는 여자를 출연시키다

찰스 M. 슐츠(Charles Monroe Schulz, 1922-2000)의 <피너츠(Peanuts)>는 세계에서 사랑받은 인기 만화다. 1950년 10월 2일부터 연재가 시작되었고, 작가의 사망 다음날인 2000년 2월 13일 마지막화가 게재되었다. 전형적인 미국 신문 연재 만화로 여러 캐릭터들이 등장한 시트콤에 가까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