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선택을 위한 두 가지 조건

김형찬
2023/08/23
“남들은 수술하면 뛰어다닌다는데, 나는 운이 없는 것인지 하나도 좋아진 줄을 모르겠어. 병원에서는 수술은 아주 잘 되었다고 하는데 말이야. 돈도 많이 까먹었는데, 몸은 말짱 도루묵이니 요즘은 심란해 죽겠어.”
   
가끔 맛이나 보라며 간식을 해다 주시는 할머니께서 세상 다 산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신다. 얼마 전에는 또 다른 증상 때문에 수술을 받았는데, 몸이 아프고 지친데다가 이러다가 우울증 오는 것 아닌가 싶다고. 같은 병에 똑같은 치료를 해도 사람이 달라서 결과는 달라질 수 있고, 더 나빠지기도 하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라는 뻔한 위로와 함께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몇 해전 진료했던 한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당시 70대 중반이던 할아버지는 허리를 다쳐서 병원에 갔다가 요추협착증이란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앞선 할머니처럼 몇 달이 지나도 다리가 저리고 붓고 아픈 증상이 계속 되어 병원에 갔더니, 수술을 잘 되었으니 약물을 복용하면서 지켜보자 했다며, 답답한 심정에 왔다고 하셨다. 병에 대해 설명하고,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으면서 허리를 건강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처방했고, 조금씩이지만 증상도 좀 나아졌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내원하다가 갑자기 몇 개월 동안 나오지 않다가, 어느날 숨을 씩씩거리며 오셔서는 나를 붙들고 한참을 이야기 하셨다. 내용인즉 저녁에 티비를 보다가 본인의 증상이 허리가 아니라 다리 혈관의 문제일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우리나라에서 알아준다는 선생님을 찾아갔다고 한다. 
   
방송 내용을 설명하자 먼저 순환기내과에서 관상동맥과 하지혈관에 이상이 있단 진단을 받은 후 심장에 3개, 하지혈관에 1개의 스탠트 시술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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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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