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6. 넌 사형이야 과거(20. 04. 13.) 설민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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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eyes · 소설, 영화, 드라마, 사회문제
2023/02/18
갑질 사건 이후 한 달이 지나갔다.
   
설민수는 잔소리가 사라졌다고 좋아했지만, 사실 대화마저 실종되었다. 그 누구도 그에게 말을 붙이지도, 가까이 가지도 않았다. 설민수는 밥도 혼자 먹었고, 휴식 시간에도 홀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물론 젊은 직원들은 대화보다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시간이 많긴 하였지만, 설민수는 섬처럼 수많은 직원 사이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종종 젊은 직원들이 설민수를 힐끔힐끔하며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였지만, 이겨 낼 수 있었다. 이 시련 역시 불합리한 관행에 대한 작은 도전의 희생이라 생각했다. 어차피 인생은 홀로 살아가지 않았던가.
   
잃을 것이 없어진 설민수는 더욱 과감해졌고, 당직 계장인 김중기를 찾아갔다.
   
“계장님. 직원들이 제가 갑질 신고를 한 이후로 저를 따돌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직원들과 복수 근무를 하면 저에게 말을 걸지도 않고, 선배들도 저 때문에 불편해 보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복수 배치가 아닌 저 혼자서 근무할 수 없겠습니까?”
   
신규 직원들은 업무가 미숙하기에 복수 근무를 원칙으로 한다.
   
사건 사고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2달 근무한 설민수가 복수 근무를 거부하고 단독 배치를 요구한 것이다. 사실 교도소 내 근무지는 고참들도 감히 변경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인데, 설민수는 모든 관행을 무시했고 김중기 계장은 관대했다.
   
설민수에게 수용동 근무를 맡긴 것이다.
   
전례가 없는 경우는 아니었다. 때에 따라 첫 근무 때부터 수용동 근무를 맡은 직원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설민수였다.
   
심지어 설민수가 맡게 된 사동은 독거사동인 3수용동 하층이었다.
   
3수용동 하층엔 기성교도소 최고 문제수로 급부상한 유상오가 생활하고 있었다.
   
   
-
   
   
“각 방 점검! 일방!”
   
설민수가 우렁차게 소리쳤다.
   
“하나!”
   
3하 1실에 수용 중인 수용자는 설민수의 구령에 맞춰 큰 소리로 대답했다.
   
“이방!”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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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소설가 지망생이고 영화, 드라마 팬입니다. 좋은 글로 세상과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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