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공과 강감찬 일화-그대, 나이 들었음을 서러워 말라.
2022/03/14
우리는 흔히들 허송세월을 보내며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는 노인을 가리켜 강태공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이런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실제 역사 속에서 강태공은 일흔을 헤아리는 세월에도 조급해하지 않고 때를 기다려 주무왕을 도와 천하통일이라는 불후의 공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그 덕분으로 제나라의 시조에까지 봉해졌지요.
강태공은 일생에 걸쳐 학문에 전념하였으나 당시 은나라는 주왕의 폭정으로 인해 많은 지사들과 충성스러운 신하들이 매일같이 죽임을 당하고 권력과 잇속에 재빠른 간신들만이 왕의 주위에서 출세를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변방에서는 조금씩 혁명의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으나 강태공은 주왕은 물론 이런 변방에서 혁명을 일으키려는 세력들에게도 함부로 출사出仕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혁명의 기운이 완전히 무르익고 그 와중에 각 세력을 이끄는 인물들 가운데 옥석玉石, 즉 우열이 가려지기를 기다렸던 것이지요. 하지만 강태공의 아내는 범인凡人(평범한 사람)이었기에 그의 뒷바라지에 지쳐 결국 달아나고야 맙니다. 그래도 그는 여전히 위수가에 나가 낚싯대를 드리웠습니다. 강태공 역시 사람이었기에 아마도 낚시는 그에게 명상과 같이 심란한 마음을 다잡기 위한 한 방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강태공은 주왕 타도를 외치며 군사를 일으킨 서백 창, 후에 주나라의 시조 무왕에 의해 눈에 띄어 등용이 됩니다. 사서에서는 극적인 만남을 연출하기 위해 서로 우연히 마주치고 됨됨이에 이끌려 군신관계를 맺은 것처럼 기술되어 있지만 사실 두 사람은 상대방의 명성과 학문을 익히 알고 암묵적으로 회동을 가졌다고 보는 게 정확하겠죠.
당시 주왕의 악행은 극에 달해 왕비인 달기와 함께 매일같이 남녀를 벌거벗기고 술로 연못을 채우고 나무들에는 고기를 걸어놓아(주지육림酒池肉林)) 광란의 잔치를 즐겼으며 자신의 눈밖에 난 사람들은 포락지형炮烙之刑에 처하고 간언을 하는 충신의 심장을 가르고 심심 파적으로 노인의 발뒤꿈치를 가르는 등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