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엔 눈.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3/03
- 이젠 설마 눈이 오지 않겠지.
- 그건 모르지. 3월 말에도 폭설이 온    적이 있었잖아여. 그때 아름드리 소나무가  뚝뚝 부러지고 전봇대가 넘어가서  정전되고... 

어제 미트가면서 남편이랑 나눈 대화다. 산은 아직 눈을 품고 있지만 양지 바른 곳은 눈이 거의 다 녹았다. 아직 못 녹은 눈은 꽃샘 추위로 얼어버린 탓이겠지.
지붕도 햇살이 비치는 부분은 갈색지붕색이 드러났고 뒷편은 안 녹은 눈으로 여전히 흰색이다. 갈색과 흰색의 대비가 마치 자를 대고 그어 놓은듯 선명하다.
 
- 우린 정전되면 피난 가야혀. 정전되면 난방도 물도 안 나오고 라면 하나도 못 끓여 먹응게. 그래도 걱정없어. 우린 피난 갈 데가 있잖아요.

내가 말하는 피난처는 형님댁이다. 형님은 3층짜리 건물주로 그 3층엔 살림집이 있지만 지금은 비워둔 채 아파트로 이사를 가셨다. 그 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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