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여인 ㅣ 가여운 여인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09/10
귀여운 여인, 화면 캡쳐
마크 트웨인의 소설 < 왕자와 거지 > 에서 핵심은 서로 다른 계급이 옷을 바꿔 입는다는 데 있다. 옷을 바꿔 입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왕자 옷을 입은 거지와 거지 옷을 입은 왕자를 구별하지 못한다. 하지만 거지 옷을 입은 왕자와는 달리 왕자 옷을 입은 거지는 궁정 사회의 아비투스 때문에 불안에 시달린다. 폐쇄적인 궁정 사회의 아비투스를 벗어나는 잘못된 행동을 저질러서 자신의 정체성이 폭로될까 걱정하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교훈과는 달리 이 소설이 나에게 주는 교훈은 명백하다. 옷이 날개다 ! 
이 소설은 서로 다른 계급이 " 계급적 스와핑 " 을 통해서 자신이 속한 계급을 벗어난 계급의 아비투스를 체험한다는 점에서 " 탈계급적 체험 " 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계급적 스와핑은 영화에서 다양한 장르 변주를 통해 재현되었다. 육체강탈자 영화 장르도 따지고 보면 < 왕자와 거지 > 서사의 아류다. 외계인이 사람 흉내를 낼 수는 있으나 고유한 인간의 아비투스를 완벽하게 학습하지는 못한다. 남성과 여성의 성별이 서로 뒤바뀌는 체인지 영화와 << 태양은 가득히 >> 같은 악인이 타자를 흉내 내는 영화도 일종의 왕자와 거지'다. 
게리 마샬 감독이 연출한 헐리우드 영화 << 귀여운 여인,1990 >> 도 < 왕자와 거지 > 를 변형했다. 이 영화는 뉴욕 갑부인 기업가(남성 왕자)가 거리의 여성(여성 거지)를 만나 돈을 주고 그녀의 육체를 일주일간 임대 받는 방식으로, 여성 거지는 그가 소속된 계급 문화(아비투스)를 체험하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진짜 판타지는 섹스도 아니고 머니도 아니고 러브도 아니다, 소비다 ! 여성 거지가 남성 왕자가 머무는 펜트하우스의 스위트룸에 들어갔을 때 느끼게 되는 것은 부르주아적 삶에 대한 열광과 불안'이다(여성 거지가 남성 왕자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817
팔로워 297
팔로잉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