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더페인팅>, 깊이 없는 공연

바삭바삭
바삭바삭 ·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2023/09/07
  • 고민 없이 쉽게 쓴 대본.
대본에 고민한 티가 전혀 나지 않는 공연은 오랜만이네. 고생은커녕 사회생활 하나도 안 해 본 사람이 쓴 것 같은 "꿈을 좇아라."가 대사의 전부인 공연이었다. 현실성은 하나도 없고, 고민도 없고, 시련도 없고, 갈등은 있는 거 같은데 없고.
정말 단순하고 납작하게, 현실적인 삶은 안 좋은 거고, 꿈을 좇는 게 좋은 거란 듯한 대사들.

여주 언니는 현실적인 사람이고 여주는 이상적인 사람인 것까지는 정말 좋았다. 그런데 현실적인 고민 하나도 없이 "동생이 꿈을 좇는 게 행복해 보이니 나도 꿈을 좇아 볼까?" 이게 뭐야. 당장 먹고살 걱정도 안 하고, 그 꿈을 위해 뭘 해 볼지 고민도 안 하고 대뜸 일을 때려치우는 것도 황당하네. 그럴 거면 현실적인 인물이란 걸 쓰지도 말지. 고민도 안 하고 때려치우게 만들 거면...

여주는 머릿속이 꽃밭이라 평가 받는 거 싫다고만 하지, 비판을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다. 언니가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고 한다면 자신의 그림이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는 그림인 것 정도는 알아둬야지.
그림에 이야기가 있는데 그걸 들어야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라면 C-도 이해할 만하지 않나? 대중이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을 그릴 거라면 취미 생활이나 해야지 왜 남에게 보여 주는 그림을 준비하면서 평가와 비평을 받으면 "나를 이해 못 해 주다니, 억울해!" 하고 분노하고 징징대는 건지 모르겠다.
보여 주는 작품은 뭐가 됐든 남녀노소,  교육 수준과 상관없이 누구나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지. 혼자만 이해하고, 설명을 넘어서 설득을 통해 상대를 이해시켜야 한다면 그건 취미 생활로 혼자 즐겨야지 왜 남에게 보여 주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건지.

꿈을 좇는다고 떠났으면서 정작 꿈을 위해 노력하는 건 없었다.
그냥 심심하니까 그림 그리고, 할 거 없으니까 그림 그리고, 칭찬받고 싶어서 그림 그리는 느낌.
그놈의 칭찬과 인정. 그걸 받고 싶다면 노력하는 시늉이라도 하면 좋은데 그냥 그림 끄적이고 보여 주고 칭찬받는 게 전부라.
월세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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