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무엇이 문제인가 - 용혜인 의원의 기자 회견을 보고

젠남
젠남 인증된 계정 · 일하고 음악 듣고 글을 씁니다.
2023/05/08
결혼 전에는 아이가 식당에서 울면 이해할 수 없었다.
'저렇게 우는 애를 데리고 굳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을까?'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그 난리통에도 굳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은 그 심정을 알게 되었다. 어린 아기를 키우는 부모에게 식당은 그것이 동네 백반집이더라도, 남이 해주는 밥을 먹는 유일한 기회가 된다. 다들 시댁이나 친정이 가까이 사는 것도 아니고 집집마다 사정이 있게 마련이라 아기 엄마는 주중엔 제대로 된 밥을 먹기 힘들다. 아기 데리고 종종 거리다 주말에는 풍경이 근사한 카페에서 짙은 커피 향을 느끼며 커피도 한 잔 하고 싶을 수 있다. 맞벌이가 대세고 남녀평등이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생물학적으로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담당하기에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아기를 양육하는 주양육자는 대부분 여성이다. 이런 일상의 작은 욕망들이 여성들의 허영심으로 비치는 것도 불편하다. 어렵게 결심하고 식당이나 카페를 찾으면 맘충, 진상맘 소리를 듣게 되는 것도 주양육자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맘충'이라는 단어가 주는 충격은 정말 놀랍다. 이 단어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도 그 가족에게도 상처가 되는 말이다. 이런 진상 가족을 비난하는 글들을 읽어보면 대부분 엄마들만이 진상으로 묘사되어 공격당한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성이 약자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도시는 어린이에게 ‘놀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 어린이는 놀이터가 없어서 거리를 배회합니다. 7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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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선생이자 음악 애호가입니다. 에세이 <곤란할 땐 옆집 언니>의 저자이며 국악, 클래식, 팝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공연을 다니며 일상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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