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일기] 부재로 존재할 영원
2023/06/20
나의 세 번째 하프마라톤 다음은 우리 동네에서 열리는 달리기입니다. 이 달리기 대회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죠, 작년 5월에 처음 주최되기 시작한 행사다. 아니다. 추모 행렬이다. 살아있는 동안 달리기를 좋아했다던 동네 아이의 짧은 생을 추모하는.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 각자의 눈길이 머무는 모든 곳이 낯설기만 하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 하나하나마다 거북하면서 그들의 친절이 간절하기만 한 그때, 뭐 이런 끔찍한 일이 다 있을까, 울컥, 외면하고 싶어 하면서도 나와 남편은 우리 아이들을 그 추모 행렬에 동참시켰다.
내 아이를 추모하는 행사에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네 호숫가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붙잡고 인사말을 하는 죽은 아이 아빠의 두 손은 울음을 참으...
내 아이를 추모하는 행사에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동네 호숫가에 모인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붙잡고 인사말을 하는 죽은 아이 아빠의 두 손은 울음을 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