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 친필 서명 '조선대장군', '좌익' 홍범도 만드는 명분에 이용되었다[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상] 프레시안 박흥수 2023.09.03.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9/03
레닌 친필 서명 '조선대장군', '좌익' 홍범도 만드는 명분에 이용되었다[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상]
프레시안 박흥수 2023.09.03.
   
[박흥수의 달리는 철도에서 본 세상] 홍범도 장군을 생각하며
   
동방의 파리로 불리는 이르쿠츠크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도시이다. 이르쿠츠크역 앞에서 시 중심가로 향하는 1번 트램을 타면 앙가라 강 위에 놓인 글라즈코브스키 다리를 건너게 된다. 이 다리를 건너면 5군단로를 만난다. 길을 부대 이름으로 명명했다. 격동의 시기 이르쿠츠크를 지킨 5군단이라는 이름은 시의 거리 명으로 남을 정도로 상징적인 부대였다. 이 5군단에는 특별한 부대가 있었다. 한인들만으로 구성된 특립 고려여단으로 오하묵이 여단장이었고 박승만은 여단 군정위원이었다.
20개 중대 2000명이 넘는 병사들이 소속된 고려여단은 자유시 참변이라는 비극을 딛고 여러 경로로 떠돌던 항일 독립군들이 모여 만든 부대였다. 조선인 항일 독립군들로 북적였던 5군단 거리는 굳이 러시아 말을 쓰지 않아도 소통되는 장소였다. 이 고려여단은 자유시의 비극을 치유하고자 했던 여러사람들이 노력한 결과였고 그 대표자가 홍범도 장군이었다.
왜 시베리아의 자유시에 한인 무장 유격대들이 모여들게 되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1919년 조선반도 전역에서 벌어진 3.1 독립 항쟁은 수 많은 조선인들의 의식을 깨워 일으켰다. 해외 각지에서 독립을 위한 결사체가 생기고 임시정부도 세워졌다. 당시 만주에는 1800년대말 간도 대이주시기부터 정착한 조선인들이 많이 살았고 당연히 독립운동에 나선 이들도 많았다.
일본제국주의는 안정적 조선지배에 위협이 되는 만주의 독립운동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토벌 작전에 나섰다. 이에 한인 무장 세력은 아무르강을 넘어 러시아 땅 시베리아로 향했고 이 과정에서 무장 독립운동의 두 세력이 대립하게 된다. 이른바 이르쿠츠크파로 불리는 고려혁명군정회의는 시베리아의 모든 한인 무장세력은 자신들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해파로 불리는 사할린 특립 의용대가 주축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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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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