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 : 성 교육과 성 역할에 대해

2023/06/27
예고편을 봤을 땐 흔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계약연애로 시작했지만 결국 진심으로 끌리게 되는 흔한 서사. 그리고 형제 많은 집안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자란 여자와 외동아들에 부모의 사랑을 전혀 받지 못한 남자가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보듬어주는 서사. 그렇게 특별할 건 없었다. 하지만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여성으로서, 성적인 생활에 대해. 성을 배우고, 즐기고, 책임지는 일에 대해 참 솔직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시작의 모습: 성을 배우는 것에 대해

다프네는 그 어떤 여주인공보다 성에 무지했다. 심각할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고, 더 놀라운 건 처음 받는 성교육이 외간남자를 통해서라는 것이다. 결혼을 하면서도 아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줄도 모르고, 성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 다프네는 자신의 무지에 대해 깨닫고 엄마에게 하소연한다. 추상적인 비유와 낙관적인 조언만 건넸을 뿐, 중요한 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인 상태로 세상에 내보냈다고. 실제로 결혼식 당일 첫날밤 때문에 혼란스러워하는 다프네에게 엄마가 해준 말은 가을비가 땅을 적시듯 자연스러운 거라는 말이었다.

선정적인 화제라고 덮어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사람으로 살면서 언젠가는 부딪히게 될 부분이 아닌가.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엔 실질적인 내용이 없었다. 섹스는 지나치게 선정적이기 때문에 기피해야 하며, 아이를 낳기 위해서만 하는 고귀한 행위여야 한다는 듯 배웠다. 따로 찾아보지 않는 이상, 성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전무했다. 다행이라면, 우리가 정보의 바다에서 살고 있다는 것 정도. 유용한 정보만 찾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정보가 너무 많아 탈이지 않은가. 

여성의 입장에선 이 부분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성에 대해 잘 조언하고 교육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다. 혹은 할머니, 혹은 여자인 선생님. 같은 여자로서, 먼저 인생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정말 현실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 부끄럽고 민망함도 있겠지만,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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