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9. 넌 사형이야 과거(20. 05. 18.) 설민수 6
모든 일이 순조롭기만 했다. 햇살은 맑고 온 세상이 연둣빛으로 물들어 꽃을 피울 준비를 하는 봄, 봄, 봄이었다.
“아이고 우리 담당님 혈색 좋아지시는 것 좀 봐. 깨가 쏟아지시는가 보네요? 하체가 후들후들하시죠? 하하하.”
“무, 무슨 말이에요. 상오씨도 참. 하체가 왜 후들거려요? 하아, 참......”
설민수가 당황한 듯 얼굴이 붉게 물들자 유상오는 더욱 신이 났다.
“요즘 출근하기 싫어서 어떡한대요? 네? 네?”
“아이 참, 왜 그래요. 그만 해요.”
“하하하, 담당님이 좋아 보여서요. 하하하, 정말 좋아 보여서요.”
유상오가 마치 친형이 아우 바라보듯 그윽하게 바라보자 설민수도 빙긋 미소 지어 보였다.
“아, 그런데 그건?”
누가 들을까 목소리 톤을 한껏 낮추며 담당실 밖을 살피는 유상오였다. 그러자 설민수 역시 익숙한 듯 가방 속에서 작은 꾸러미를 넌지시 유상오에게 전달했고, 유상오는 번개같이 그 꾸러미를 받아 바지 속으로 푹 찔러 넣었다.
“담당님, 이러다 날 잡으시는 거 아녜요? 하하하.”
괜히 더 큰 소리로 웃음을 터트리는 유상오였다. 그때 설민수가 눈치를 살피더니 유상오에게 종이쪽지 하나를 조심스럽게 건네주었다.
‘상오씨, 담배는 버려 버리면 그만이라고 해도, 핸드폰은 어쩌려고요. 저는 쫌 그렇네요.’
유상오는 그 쪽지에 답변을 달면서 아무 말이나 횡설수설 거렸다.
‘걱정도 팔자십니다. 저 유상오예요,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시라니까요!’
‘저는 핸드폰도 그렇지만 담배도 양이 자꾸 많아지니 걱정이 좀 돼요.’
‘참 교도소에서 담배 장사 하루, 이틀 합니까. 공무원 그 박봉으로 언제 차 사고 집 산답니까. 이렇게 용돈 버시면서 일어서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