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강연 스크립트: '저는 제가 아니라 당신을 믿습니다'

badacopy
badacopy · 작가, 강사
2024/02/08
*연습할 때는 조금도 울지 않고 담담하게 잘 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눈물이 쏟아지려고 했어요.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 관객들이 울기 시작했거든요. 다들 울고 있으니 저도 눈물이 쏟아지는 겁니다. 그때부터 준비한 말을 제대로 끝내기 위해 온 몸에 힘을 주고 참으며 기억을 더듬어가며 강연을 이었어요. 아, 물론 온 몸에 힘을 주고 어떻게든 저 앞에 강연 원고가 잘 보이는 스크린이 있긴 했습니다. 그게 없어도 줄줄 나올 정도로 다 외웠거든요.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한번 겪은 경험이 있어요. 저는 정말 담담하게 말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무대에 서니 이상하게도 눈물을 흘리게 되더군요. 그래서 스크립트 내용을 거기에 맞추었어요.

강연 제목은 전날 밤에야 결정했습니다. "저는 제가 아니라 당신을 믿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802s&v=LzVyBJb5SlM

저는 제가 아니라 당신을 믿습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강창래라고 합니다. 여러분께서는 혹시, 한석규 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라는 드라마 보셨나요? 거기에서 한석규 배우가 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김서형 배우 아시죠? 김서형 배우는 제 아내 역할을 해요.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한석규 배우가 저랑 무척 닮았다고 합니다. 김서형 배우도 제가 진짜 아내로 착각할 만큼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 주었어요. 못 보신 분들은 궁금하시죠? 도대체 어떤 드라마일까? 

그 ‘드라마’의 원작이 제가 쓴 책, 같은 제목의 에세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입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고 해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지나고 보니 직접 경험한 저도 그 사건들이 꿈만 같거든요. 아마 상황 설정이 좀 특별해서 그럴 겁니다.
강창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에세이, 2018,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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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저작물의 저자 : ≪문학의 죽음에 대한 소문과 진실≫(2022), ≪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2014년, 2022년 개정판), ≪위반하는 글쓰기≫(2020),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2018, 2022년 드라마(한석규/김서형 주연), 그 외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7, 박웅현과 공저)가 있고, 이어령과 공저한 ≪유쾌한 창조≫(2010), 문국진과 공저한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2011), 한무영과 공저인 ≪빗물과 당신≫(2011)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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