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 약속의 기표

이길용
이길용 · 종교와 문화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2024/01/30
사람이 반지를 끼게 된 것은 매우 오래전 일이다. 여러 흔적과 유적으로 추정되는 반지의 기원은 거칠게 잡아도 고대 이집트 시절로서 지금에서 보자면 4, 5천년도 더 된 옛날로 올라간다. 중국을 보자면 전국 시대(기원전 403년~기원전 221년) 이후에 이미 반지에 대한 흔적이 나타나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삼국시대 유물 중 반지가 출토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미 이 물건은 기원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사랑받고 즐겨 착용되던 장신구였음이 분명하다. 
   
반지는 장신구
보통 장신구는 치장을 위한 도구로 몸에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것을 이른다. 앞서 언급한 반지를 비롯해 목걸이, 귀걸이, 팔찌, 비녀, 머리띠, 배지 등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이 사용했던 장신구의 개수와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사람이 만든 장신구의 기능은 다양하다. 일단 주목적이 치장이다 보니 장신구는 사람들 가운데 자신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도구로 즐겨 사용되었다. 그러다보니 여유가 있는 이들은 이 물건에 적잖은 비용을 투자하게 되었고, 그 결과 다양한 보석이 장신구 제작에 끼어들게 되었다. 예부터 보석은 부와 권위의 상징이었다. 그러니 보석의 가치와 희귀성에 따라 그 물건을 지닌 이들의 신분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경향은 대표적 장신구인 반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한 예로 로마 시대 원로원 장로는 금, 일반 귀족은 은, 그리고 일반인은 철로 만들어진 반지를 착용했다고 한다. 
   
장신구의 종교 상징적 의미
장신구의 역할은 치장과 신분의 구별에만 있지 않았다. 아주 옛적부터 장신구에는 다양한 종교-상징적 의미가 부여 되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특별한 힘’이다. 마법 내지 주술적 힘이라 부를 수 있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장신구 안에 담겨있다고 옛 사람들은 믿었다. 일상적 생활세계에서 사용되는 물건과는 차별되게 독특한 재질로 만들어진 장신구일수록 이런 힘은 더욱 강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인지 철은 장신구의 재료로 즐겨 사용되었다. 강하고 날카로운 표면에 또 다른 물건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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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Marburg대학교 종교학 박사. 학위 후 귀국하여 지금은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로 일하고 있다. 주 관심 분야는 ‘동아시아 종교’, ‘종교학 방법론’, 그리고 ‘해석학적 문화 비평’이며, 제대로 된 <한국종교사상사> 하나 펴내는 오랜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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