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 연주는 거장을 판별하는 리트머스 종이(feat. 어린이정경)

허명현
허명현 인증된 계정 · 공연장에 있는 사람
2023/05/04
어린이는 아니지만 어린이날을 맞이하며, 슈만의 ‘어린이정경’을 몰아 들었다. '어린이정경’이라는 제목이 낯설 순 있지만, ‘트로이메라이’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요즘 유튜브에선 어떤 '트로이메라이'를 오마카세 해주는지 따라가 보았다. 
 
가장 먼저 추천해준 건 정명훈이 연주한 슈만 트로이메라이였다. 참 훌륭하다. 이정도 거장이 연주하니, 아이들의 꿈이 아니라, 임종 직전의 꿈처럼 들린다. 이제 반대 방향의 연주를 들어보려는데,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연주도 걸린다. 조금 더 편안하다. 비교해 들어보니 확실히 정명훈의 음악언어는 확실히 도전적이고 명령형이다. 물론 그래도 난 정명훈의 음악이 더 좋았다. 편안하기로만 하면 오르골을 틀어놓아도 편안하다.
슈만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하는 정명훈, TV 예술무대 유튜브 캡쳐
정명훈│슈만, 트로이메라이 (R.Schumann, Träumerei) Pf.MyungWhun Chung - YouTube

한참을 듣고 나니, 이 ‘트로이메라이’에 대해서 수많은 해석들을 아름답다고만 생각했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 간단해 보이는 작품을 연주하는데도 천차만별이고, 그 안에서도 가진 음악성이 다 티가 난다. 슈만은 연주자의 가진 기량을 모두 보여주는 도화지였다. 이러니 왜들 슈만 연주를 어려워하고 기피하는지 알 것 같다. 
   
그렇다면 슈만은 왜 어려울까?
   
슈만은 좋은 해석을 하기도, 또 편하게 듣기도 어렵다. 그래서 슈만을 잘 다루는 연주자나 지휘자를 보면 아우라가 대단해 보인다. 진짜 내공이 엄청난 예술가처럼 느껴진다. 대가인지를 판별하는 리트머스 종이랄까. 실황으로 좋은 음악을 접할 때마다 이 작품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좋은 슈만을 만날 때는 더더욱 그랬다. 그만큼 슈만은 미지의 영역이다. 알면 알수록 어렵다.
슈만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하...
허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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