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3 _습설

카밀라 · 성덕에서 탈덕까지
2024/03/22
 
당신의 노래를 듣고 이어지는 다른 참가자들의 노래를 듣는 동안 
잠깐씩 눈길을 돌려 문 밖을 내다보면 어둠 속으로 눈 내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어느 새 저도 그렇고 친구들도 tv 화면보다 창밖을 더 오래 내다보고 있더군요.
   
“나가볼까?” 
   
외투를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숙소 앞 보행로는 무릎까지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맞은편 숙소 지붕에도 그만큼 높이로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금방 쪄서 엎어 놓은 백설기같은, 눈 지붕.
   
고요하다는 말은 눈 오는 밤을 표현하기에 적절합니다. 
불 켜진 집도 없고 개 짓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도 없고 
리조트 중간 중간 세워 놓은 가로등 아래를 지날 때, 
윙, 하는 소리가 들린 듯도 합니다. 
   
눈에 덮여 길과 길 아닌 길의 구분도 모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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