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와의 동행 19] 젖은 낙엽

survivor
survivor · 나는 살아남았다. 살아남을 것이다.
2024/03/19
엄마는 원래 농담을 잘 하지 않으셨다.
오랜 강의 연륜으로 분위기 잘 띄우시는 아빠와 달리
엄마는 실없는 소리나 우스개 소리 잘 안하시는 분이었다.
엄마가 농담을 하던가??
한참 생각했을 정도니까.

+ 엄마가 내려가겠다고 떼쓰지 않으시니까 너무 좋아. 행복해.
- 딸이 돌봐주는 거 재미 들려서 이젠 혼자 사는 거 별루야.
+ 이젠 수원역 데려다 달라고 안할거지??
- 네가 쉬는 날 같이 바람쐬러 장성 가자고 했잖아.
그때 가면 되지.
+ 그리곤 다시 안산 올라오는거야. 그 담날 유치원 가야 하니까. 그치??
- 알겠어. 다시 올께

+ 울 엄마 착하네.
- 딸 옆에 껌딱지처럼 잘 붙어있을께. 귀찮다고 구박이나 하지 마.
+ 엄마, 요즘은 껌딱지라고 안하고 '젖은 낙엽'이라고 해.
- ㅎㅎㅎ 사람들 말도 참 재미있게 잘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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