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프로메테우스 <오펜하이머>, 충분히 즐기셨습니까

하성태
하성태 인증된 계정 · 자유로운 pro 글쟁이
2023/08/17
"좋든 싫든 우리는 오펜하이머의 세계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겁니다."

지난달 7월 21일 <오펜하이머>의 북미 개봉 직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전언이다. 맞다.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해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이후, 인류는 핵전쟁의 위험과 공포 자장 아래 살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심지어 우리는 북핵 위협을 시도 때도 없이 뉴스로 접한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는 원자폭탄을 개발한 오펜하이머(킬리안 머피)의 세계를 영화 관람 전후로 돌아볼 수밖에 없다.

크리스토퍼 놀란이란 현존하는 가장 대중적이고 영향력 있는 거장 중 한명의 신작 <오펜하이머>는 그의 영화 최초로 역사 전기 드라마를 표방한다. <인터스텔라>가 관객들에게 블랙홀을 공부하게 만들었다면, <오펜하이머>는 '원자 폭탄의 아버지'인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와 그가 살았던 20세 중반을 전후한 미국 사회를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왜, 어째서 '원자 폭탄의 아버지'는 몰락해야 했을까'.

아무리 곱씹어도, 놀란 감독이 인터뷰에서 어떤 감언 혹은 진심으로 포장을 했어도, <오펜하이머>의 본질적인 질문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이 질문을 탐구하기 위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180페이지짜리 대본을 들고 3시간짜리 IMAX 영화를 찍기 위해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동의하에 1억8천만 달러, 한화로 약 2284억 원을 쏟아 부었다.

그러니까,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놀란의 비싼 질문에 제78주년 광복절 당일 극장을 찾은 개봉 첫날 관객 55만 명이, 누적 관객 70만 명이 반응한 셈이다. 물론 질문이 거기서 끝나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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