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의 한남동 갤러리 산책 - 미구엘 바르셀로 그리자유:빛의 연회장

이효연의 콧바람
이효연의 콧바람 · 매일 그림을 그리고 가끔 콧바람
2023/03/11
생일 케이크와 정물화(Nature morte avec gateau d’anniversaire) 2021 photo by Hyoyoun Lee
친구를 만나고 걸음을 걷기 위해 전시 관람 만큼 요긴한 구실도 없다. 한동안 전시를 볼 수 없을 만큼 바빴다. 다음 주면 그동안 준비해 온 전시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궁금한 전시가 있었다. 어제로 급한 일정을 마치고 오늘은 아침부터 한남동으로 향했다.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스페인 마요르카 출신의 작가 미구엘 바르셀로(Miguel Barcelo)의 전시가 시작한 지 이틀이 지났다. 이만하면 전시 초반이고 이른 아침이고 하니 전시장은 쾌적할 만큼 한적했다. 나 자신에게 없는 습성이라서 인지 나는 표현적인 작업에 곧잘 매료되곤 한다. 언뜻 이미지만 보았을 때는 추상화로 여겨졌으나 조금만 눈 여겨 보면 구상성이 거친 붓질들 속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솔직히 말한다면 그런 그의 붓질만큼이나 나를 유혹하는 또 하나의 정보가 있었는데 그건 알베르토 망구엘(Alberto Manguel)이라는 작가가 그의 작품에 대해 글을 썼다는 소식이었다. 난 언뜻 상상하여 단행본 에세이집 정도의 책이 나오는 줄 알았다. 그러지는 않았다. 그 둘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는 것 말고도 이름이 참 비슷하게 읽힌다. 미구엘과 망구엘. TMI 하자면 망구엘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게 책을 읽어주던 소년이 성장하여 애서가로 알려진 작가가 된 사람이다. 평소 보르헤스에 관한 소식이 들리기만 하면 쫑긋쫑긋 걸음을 나서고 책을 사왔던 나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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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그림을 그리고 가끔 주변을 둘러 봅니다 홍익대학교와 스웨덴 왕립미술학교에서 회화와 조형예술을 공부하고 designdb.com에서 스웨덴 리포터로 활동했습니다 팟캐스트 <화가의 책읽는 정원>을 운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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