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단상] 꼰대론 - 나에게로의 초대

평범한 직장인 · 엔지니어
2023/02/08
대 꼰대 시대

한동안 급식체라는 말이 많이 유행을 한 것 같습니다. 언어 파괴에 대해 비판적인 경향이 많았던 기성세대들에게 언제부터인가 유행처럼 급식체를 배우려 하고, 오히려 실제 중고등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쓰려는 어른들이 많아지는 것을 봤을 때 매우 신기하였습니다. 분명 언어 파괴의 대표 격인 귀여니 소설이 히트를 쳤을 때 엄청난 비난을 받는 것을 본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쩌면 귀여니 소설에 열광했던 세대들이 지금 부모 세대인 30대를 형성하고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이미 한번 자신들이 겪어본 유년시절의 기억이 있기에 관대 해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전에 어떤 프로에 평론가가 마이클 잭슨과 오프라 윈프리의 영향으로 오바마가 당선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많은 어린 백인 세대들이 흑인 우상을 맞이하게 되고, 흑인도 같은 사람이고 충분히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에 거부감이 없게 자라게 되었고, 그 영향으로 오바마는 흑인임에도 큰 거부감이 없이 대선에 출마하여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것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이유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상당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릴 적 언어 파괴를 자연스럽게 겪은 세대들은 더 이상 그런 현상에 대해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식체의 확산에 경계를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언어를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관념이 있는 세력과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세력의 충돌이 일어난 것입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귀여니 소설과 급식체에 대한 저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세대나 그들만의 은어가 있기 마련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종대왕님이 벌떡 일어나 혼낼 거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런 논리라면 세종대왕님은 지금 우리 표준어를 들어도 마찬가지로 혼낼 것입니다. 언어는 계속 변하는 것이고, 문법은 단지 언어를 잘 설명하고 교육시키기 위한 도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새로운 언어의 등장은 당연한 것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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