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에는 돈이 필요하다
2023/01/13
덕질의 새로운 흐름
최근 몇 년간 아이돌 덕질을 위해서 반드시 깔아야 하는 어플이 몇 개 있었습니다. 네이버의 브이라이브, 디어유(SM엔터테인먼트)의 버블,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 혹은 하이브의 위버스입니다. 모두 아이돌, 혹은 스타와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자처하고 있는 어플로, 2015년경 이후 일제히 만들어졌어요.
사업성을 처음으로 엿본 곳은 브이라이브입니다. 2015년 방탄소년단을 홍보대사로 내세운 브이라이브는 무료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과 채팅을 필두로 해당 시장에서 팬과 아이돌 스타의 소통 ‘시장’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다음으로 하이브의 위버스, 버블, 유니버스 등이 속속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SNS, 메시징, 혼합형, 자체 제작 영상 제공 등으로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바로 팬들과의 ‘소통’을 자처하며 일종의 플랫폼 사용료를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는 기본적으로는 무료지만 자체 제작 유료 콘텐츠를, 버블과 유니버스는 매달 구독 요금을 지불하거나 추가 콘텐츠를 판매합니다. 팬들은 일정 요금을 지불함으로써 이러한 기능들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원래부터 그런 건 아니었어요
2000년대 초반을 전후로 ‘덕질’ 좀 해보신 분들이라면 생소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온라인 덕질이 당연시되기 시작한 후로는 팬들이 직접 만든 웹사이트나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팬들끼리 자료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형태로 팬 공동체를 만들고 팬 경험을 하곤 했으니까요. 캡쳐된 방송화면, ‘홈마(홈마스터의 준말로, 전문 촬영장비를 소유하고 아이돌을 촬영하러 다니는 팬들을 뜻합니다.)’가 찍은 사진이나 영상 등도 이러한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유통되었습니다.
2010년 전후 팬덤 커뮤니티의 중심은 트위터와 유튜...
이세계아이돌이나 다른 버츄얼 크리에이터들은 이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과 대비되는데 흥미롭네요. 제가 덕질을 슬슬 '쉬기'시작한 시점이 브이라이브 유료화 시점이었는데 전반적으로 구조 변화 흐름의 일각이었군요.
제 베프가 그래서 한때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팬-크리에이터 모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상한 적이 있는데 잘 안돼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어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위해(어디서 본 것 같다면 그것은 당신의
착각이 아니…) 사람들은 노력하죠. 열정이 모여 하나의 무리를 이루고 즐거운 마음으로 팬라이프를 즐깁니다. 그런데 사람이 모이는 모습을 보고 사업자들은 돈을 생각하잖아요. 돈이 되겠구나 싶은 것들을 빠르게 돈을 줘야 얻을 수 있는 생태계로 바꿔버립니다. 이게 디폴트로 정착하면 그 다음은 돈 없이 에너지를 쏟아부어 무언가를 했던 방식보다는 세팅된 곳에 돈을 내고 에너지 소비 없이 즐기는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책으로 비유하자면 유튜브로 책소개 영상을 즐겨 보는 사람들은 의외로 책을 못 읽더라고요. 책소개는 책의 단편만 보여주는데 다양한 유튜브 책소개 영상을 언급하며 책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더라고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팬을 위한다는 유료 서비스도 그런 것 같아요. 팬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가수나 소속사의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가수를 좋아해서 돈을 지불하는 행위가 공식이 되어버리면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굿즈와 판매를 위해 웃는 가수들이 외치는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만 남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돈은 가수의 인기나 수명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자나요. (잘 모름…) 좋아하는 사이에는 모든 것을 돈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처럼 가수도 모든 것을 팔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끔 광화문 교보에 많은 사람들이 줄대로 앉아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을 봐요. 너무 궁금해서 이게 무슨 줄이냐고 물었더니 무슨무슨 오빠들(아마 가수겠죠?) 앨범 나오는 날인데 이벤트로 포카를 준다고 그러더라고요.
맙소사. 똑같은 음악이 들어있는 씨디를 표지 디자인만 바꾸고 랜덤 포카로 만들어 무슨 포켓몬 카드 뽑듯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이 나올 때까지 앨범을 계속 사는 구조던데요. 굉장한 낭비에 ㅠ ㅠ 팬들의 마음을 악용한 이기적인 상업주의로 보여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덕질에도 돈이 들어가는 건 맞지만 팬들의 좋아하는 마음을 훼손하진 않는 수준으로만 상업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팬들도 지나친 상업주의에 놀아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기 위해(어디서 본 것 같다면 그것은 당신의
착각이 아니…) 사람들은 노력하죠. 열정이 모여 하나의 무리를 이루고 즐거운 마음으로 팬라이프를 즐깁니다. 그런데 사람이 모이는 모습을 보고 사업자들은 돈을 생각하잖아요. 돈이 되겠구나 싶은 것들을 빠르게 돈을 줘야 얻을 수 있는 생태계로 바꿔버립니다. 이게 디폴트로 정착하면 그 다음은 돈 없이 에너지를 쏟아부어 무언가를 했던 방식보다는 세팅된 곳에 돈을 내고 에너지 소비 없이 즐기는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책으로 비유하자면 유튜브로 책소개 영상을 즐겨 보는 사람들은 의외로 책을 못 읽더라고요. 책소개는 책의 단편만 보여주는데 다양한 유튜브 책소개 영상을 언급하며 책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더라고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팬을 위한다는 유료 서비스도 그런 것 같아요. 팬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가수나 소속사의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잖아요. 가수를 좋아해서 돈을 지불하는 행위가 공식이 되어버리면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굿즈와 판매를 위해 웃는 가수들이 외치는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만 남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돈은 가수의 인기나 수명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자나요. (잘 모름…) 좋아하는 사이에는 모든 것을 돈으로 규정하지 않는 것처럼 가수도 모든 것을 팔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끔 광화문 교보에 많은 사람들이 줄대로 앉아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을 봐요. 너무 궁금해서 이게 무슨 줄이냐고 물었더니 무슨무슨 오빠들(아마 가수겠죠?) 앨범 나오는 날인데 이벤트로 포카를 준다고 그러더라고요.
맙소사. 똑같은 음악이 들어있는 씨디를 표지 디자인만 바꾸고 랜덤 포카로 만들어 무슨 포켓몬 카드 뽑듯 좋아하는 가수의 사진이 나올 때까지 앨범을 계속 사는 구조던데요. 굉장한 낭비에 ㅠ ㅠ 팬들의 마음을 악용한 이기적인 상업주의로 보여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덕질에도 돈이 들어가는 건 맞지만 팬들의 좋아하는 마음을 훼손하진 않는 수준으로만 상업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팬들도 지나친 상업주의에 놀아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