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마음 같은 이름 그대로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3/03/03
명태는 이름도 많다. 명태로 태어나 명태로만 살지 못하고 노가리 코다리 명태 동태 황태 북어로 살아간다. 명태만큼 많은 이름을 가진 이가 또 있을까. 사람들도 여러 이름으로 살아간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말고도 누구의 딸(혹은 아들), 누구의 누나(혹은 오빠, 동생), 누구의 아내(혹은 남편), 부장님 혹은 대리님. 소소하게는 이웃집 누이에서 옆집 아줌마까지. 참 다양한 이름으로 살아간다. 그런 이름들은 대체로 역할에서 규정된다. 이름이 다양하다는 측면에서 명태는 사람과도 닮았다. 그러나 시인은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역할에 맞는 이름만 이름이겠는가. 명태가 동태가 되었다고 해서 역할이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 명태의 이름은 뜯기거나, 얼리거나, 바람에 실리거나, 얼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일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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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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