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에세이 1 - 늙은 양치기의 상주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8/20
늙은 양치기의 상주-에드윈 랜시어-1837 / 출처 - 네이버
* 매일 양들을 데리고 찾던 비탈의 풀들은 벌써 웃자라 있어요. 양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닫힌 울타리문을 바라보며 울고만 있고요. 망루가 되어주었던 언덕 위의 커다란 바위도, 그늘을 만들어주던 커다란 나무도 오랜 친구를 잃었지요. 

검은 구름이 몰려오면, 이제 누가 휘파람을 불어 양들을 인도할까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이제 누구의 그림자로 붉어질까요. 잔뜩 불은 양들의 젖은 누가 짜서 이웃들에게 나누어줄까요. 이제 누가 내게 늑대와 맞서 양들을 지키라고 할까요.
   
* 개는 시간을 모를까요? 죽음을 모를까요?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또한 사랑을 알고 있지요. 다만, 우리와 같지 않아서 그들은 사랑과 기다림과 동행을 따로...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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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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