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고르기와 씻김굿 (ft.굥커피)

류태희
류태희 · Grimm Coffee Roaster
2023/09/26
솎아내야 할 것은 커피 콩만이 아니다 - 미국 방문중인 윤씨부부에게 권하고 싶은 커피

커피를 볶기 전 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콩 고르기이다.  좋은 음식의 기본이 좋은 재료이듯 좋은 커피의 기본 역시 좋은 생두이다.  콩 고르기는 좋은 재료를 준비하는 의미도 있지만 중요한 제례예식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는 의식을 치르듯 로스팅 전 마음을 가다듬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콩 고르기는 커피를 만지는 사람에게는 절대 거를 수 없는 의식이다. 그 의식을 통해 한 알의 커피콩으로 해석된 새로운 세상 속에 참여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그 앞에 선 보잘것없는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추앙’의 시간을 가지게도 한다.

콩을 고르는 일은 맛과 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생두를 골라내는 일이다. 커피를 마셨을 때 나올 수 있는 안 좋은 맛과 향은 보통 흙냄새, 가죽냄새, 동물냄새, 지푸라기냄새 같은 것이나 발효가 너무 된 듯한 맛이나 향, 또는 병원냄새, 아니면 탄 음식에서 나는 듯한 매캐한 향이나 맛, 또는 고무냄새 같은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맛과 향 또한 주관적인 것이라 누군가에게는 불쾌한 감정을 일으키는 이런 향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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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커피 콩을 고르고 볶으며 그 맛과 향기를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들과 함께 하고 있다. 여기에 삶의 향기 그윽한 언어로 [태희의 커피 이야기] 칼럼을 집필하며 현재 덕업일치의 삶을 추구하며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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