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플레잉 게임 시스템의 생산력
2024/02/08
롤 플레잉 게임이라는 큰 나무는 무수히 많은 줄기를 뻗어왔다. “RPG”라는 단어를 보고 게이머가 기대하는 게임성이 상반될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RPG는 선형적으로 성장하며 강함을 경쟁하는 장르일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고유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목적인 장르일 수 있다.
라리안 스튜디오에서 2023년 출시한 작품 『발더스 게이트 3』의 원류는 테이블톱 롤 플레잉 게임 『던전 앤 드래곤』이다. TRPG 또는 테이블톱은 역할극을 보조하는 게임 형식으로, 규칙집과 설정집, 그리고 게임 상황을 묘사하도록 보조하는 몇 가지 도구로 구성된 제품으로 판매된다. 참여자와 게임 마스터(GM. 상황을 제어하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심판역)는 인물과 환경, 현상 등 서사를 이루는 설정 요소를 조립해 고유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발생하는 상호작용은 요소가 지닌 수치와 특성을 계산해 결과를 도출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된다. GM이 이야기의 큰 줄기를 제공하면,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전투와 대화의 세세한 사항은 규칙집과 GM, 참여자 간의 조율로 결정된다.
GM: 당신은 깊은 숲을 걷다가, 어느 석상을 보았습니다. 우거진 숲에서 뜻밖의 공터가 있었고, 달빛 아래에 석상은 고독하게 서있습니다.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A: “석상을 비추는 달이라니, 여기는 한때 셀루네를 기리는 장소였을 거야.” 클레릭으로서 석상이 어떤 종교적인 상징인지 조사하겠습니다.
GM: 당신은 하프 엘프 클레릭 레벨 5로군요. 먼저, 종교물인지 조사한다고 했으니, 주사위를 굴려보세요.
A: (20면체 주사위를 굴린다) 13이 나왔습니다.
(종교와 관련된 활동은 지식을 요구한다. A는 지식 능력치를 8로 책정해서 1만큼 빼야 했다. A는 종교 숙련을 선택했다. 캐릭터 레벨을 반으로 나누고 반올림한 숙련도 보너스 3을 주사위값 13에 더한다)
GM: 다 계산해서…15입니다. 수습생 때 배운 기억을 더듬어서 석상에 들린 비석을 해석했습니다. 이것은 달의 선지자 XXX가 어둠으로 저주받은 ...
이 글은 발더스 게이트 3 플레이 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BG3이 지닌 매력에 관해 쓰기 위해서 자료를 수집하다 보니 D&D와 RPG,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의 역사를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마 간간히 관련된 글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많은 관심과 도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