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
얼룩소와 '오펜하이머' 깊이 보기 이벤트에 참여해 주신 분, 이번에 참여하진 못하지만 관심을 보여주신 분 모두 감사합니다.
아직 행사 자리가 조금 남아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참여를 원하는 분은 바로 신청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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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강연 전, 사전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오펜하이머에 관해 궁금한 내용이 있는 분은, 이 글에 댓글로 달아 주세요. 강연자 최형섭 서울과기대 교수로부터 직접 답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강연에 오지 못하시는 분이라도 괜찮습니다. 궁금한 점, 더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 이곳에서 펼쳐주세요.
(만약 질문 내용이 길다면 원 글에 이어쓰기로 적으셔도 됩니다.)
강연에 오지 못하시는 분이라도 괜찮습니다. 궁금한 점, 더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 이곳에서 펼쳐주세요.
(만약 질문 내용이 길다면 원 글에 이어쓰기로 적으셔도 됩니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lovepat72 프랭크 오펜하이머는 공산당 가입 전력이 확인되어 직장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물론 집안이 유복한 편이었으니 생계가 곤란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유능한 물리학자 여럿이 같은 이유로 물리학자로 활동할 수 없게 되었죠. 일부는 남미로 이민을 가기도 했습니다. (여권이 압수된 사람은 이조차 할 수 없었지만…) 프랭크는 나중에 어린이 과학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익스플로라토리움이라는 과학관을 설립하게 됩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어요!
교수님, 강의와 질의 및 문답이 너무 유익했습니다.
영화가 너무 여운이 남아 추가 질문 드려요. 유능한 물리학자 동생 프랭크가 목수로 말년을 보내게 된 이유가 매카시즘 때문이었나요? 또한 오피 본인이 말년에 민주당 정권이 되었을 때 훈장도 받고 나름의 명예를 회복한 걸로 보였는데도, 보안허가 풀린 게 2022년 말에서야 이뤄진 다른 이유가 있으려나요? 그리 긴 세월이 흘러서라니 많이 슬프더라구요. 강산이 몇 번은 바뀔 만큼의 세월이 필요했으니까요.
@박경목
1. 소련의 핵개발에 스파이를 통해 얻은 정보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로젠버그 부부 사건이나 (영화에도 나오는) 클라우스 푸크스 사건 등이 가장 유명하죠. 실제로 1949년 소련이 제작한 플루토늄 원폭은 '팻 맨'의 형태와 거의 비슷하고, 미국에서 설계한 내파형 설계를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2. 스트라우스가 오펜하이머에게 개인적 원한을 품게 된 것은 영화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오펜하이머가 방사선 동위원소의 국외 반출과 관련된 청문회에서 스트라우스의 입장을 깔아뭉개며 발언한 것이 그 계기였죠. 하지만 오피가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그래서 스트라우스의 개인적 원한을 사지 않았다고 해서) 몰락을 피할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핵 기밀과 수소폭탄 개발을 둘러싼 정책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미 정부의 주류적 입장에 반하는 태도를 취했던 것이 훨씬 더 중요했고, 어떤 방식으로든 제거되었을 것입니다.
@lovepat72 영재교육에 대한 질문을 생각해 보았는데요, 영재교육이란 특출난 재능을 갖춘 학생이 정규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 능력이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현재 한국의 "영재" 교육은 진정한 의미에서 영재교육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영재고나 과학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정규 교육과정에 지나치게 잘 적응한 학생들이죠. 이것이 기묘하게 뒤틀어진 대입 제도와 맞물려 이상한 현상을 많이 빚고 있습니다. 한국의 "영재" 교육은 조만간 본령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제 행사 참석하셔서 좋은 질문 주신 분들 덕분에 저도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이 공간에서 못다한 얘기를 조금 더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석자 중에 추가 질문이나 코멘트 있으시거나,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이라도 글 남겨 주시면 제가 시간과 능력이 닿는 한 답해 보도록 할게요.
1. 소련의 핵개발은 정말 맨하탄 프로젝트 참가자의 스파이 행위로 발전 했나요?
2. 스트라스의 그 괴롭힘은 영화 처럼 그 에피소드 때문인가요?
3. 우주를 연구하던 물리학자가 어떻게 양자 역학으로 넘어가게 되었는지 그 과정의 계기가 궁금합니다.
4. 유럽이 미국에 비해 양자역학이 발달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인상파나 큐비즘이 양자역학에 영향을 주나요? 아니면 그 과학적 철학이 예술로 넘어가게 된 건가요?
5. 아인슈타인과 양자역학은 어떤 연결고리가 있나요?
6. 영화를 보면 대폭발의 전멸적 상황이 나오는 데 왜 그 장면이 들어갔을까요? 그것 때문에 아인슈타인을 찾아가는 것은 왜 일까요? 양자역학적 확률적 세계관과 아인슈타인의 절대적 세계관의 접점은 없을까요?
좋은 질문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 모두 감사합니다. 행사 참여 신청자 분들께서 사전에 보내 주신 질문도 주제 별로 정리해서 남겨 놓습니다. 모든 질문을 다 다루진 못하지만, 되도록 풍성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인물에 관해>
-과학자는 리더쉽을 가지기 어렵다는 편견이 많으나, 오펜하이머는 그 법칙을 멋지게 깨부수고 엄청난 매니지먼트 능력을 가진 것처럼 영화에 등장했습니다. 영화에는 생략되었으나 책에서 오펜하이머의 맨하탄 프로젝트 작업 중 그가 조직내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영화와 평전, 그 차이>
-존 폰 노이만이 오펜하이머 영화 연출에서는 배제되었는데 여기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지요.
-양자역학과 스토리 구성이 연결되는 지점이 있나요?
<영화 후기>
-일본에서 오펜하이머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영화 오펜하이머를 아직 보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지 추천해주세요!
<핵과 사회>
-원자폭탄이 세계에 미친 영향을 알고 싶습니다.
-맨해튼 프로젝트 같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앞으로 일어난다면 역시나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일이 다 벌어진 뒤에 알게 될까요? 대단하다고 느끼는 동시에 무력감을 느낍니다. 우리 사회가/ 혹은 국제 사회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요?
-과학과 정치는 별개일 수 있을까요?
<번역 작업 관련>
-번역하시면서 가장 염두에 두신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번역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거나 놀라신 대목이 궁금해요.
1. 번역하신 오펜하이머 평전에 비하여 놀란 감독 영화에서는 오피의 유년 시절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주로 성년이 된 이후를 다루고 있었고 특히나 청문회 관련 쟁점이 영화의 핵심 축이었어요. 저는 오펜하이머 평전 속 유년기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고 이후의 오펜하이머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 걸로 느껴져서 워낙 3시간 러닝 타임 영화이긴 하나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을까 좀 아쉽기도 한데, 번역가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2. 이어지는 내용일 수도 있는데, 평전 초반에 보면 오펜하이머의 어린 시절 영재교육에 대한 이런저런 상황이 묘사되어 있는데요. 제게는 백강현군 서울 과학고 자퇴 사태와도 자연스레 생각의 꼬리가 이어지는 면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오피도 어린 시절 부적응 문제로 왕따 비슷한 사건을 겪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요. 교수님께서는 우리나라 과학 영재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이 어떤 식으로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요?
3. (영화 2번 보고서) 오피는 진정한 통합형 천재였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미술도 잘 하고 시도 잘 쓰고 음악도 좋아하고, 이론 물리학자였지만 실험 물리학에도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해력이 전혀 부족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현 시대에 오피 같은 통합형, 내지는 융합형 천재가 꼭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피의 개인적 특성일까요, 아니면 환경과 교육의 힘이 더 컸을까요?
4. 관객에 따라서는 오피의 진정한 내면을 공유한 불멸의 연인은 진 태틀록이라고 생각하시기도 하더라구요. (아마 비극의 주인공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기도 할 수 있을 듯 해요. 저는 진 태틀록 하면 오피 팔자 꼬이게 만든 여인이란 생각만 먼저 들긴 해요.) 제가 느끼기는 오피는 그냥 다분히 바람둥이 성향이 있는 걸로 느껴졌어요. 영화 속 키티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너무 감정이입한 나머지, 제게는 그래도 조강지처인 키티를 오피가 제일 사랑했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문회 중 상상 속의 진 태틀록과 오피의 정사 장면에서 진과 키티의 불꽃 튀는 증오의 눈길 대결도 아주 볼 만 했습니다. 충격적이긴 했지만요. 저는 그 장면이 그 정도로 진과 오피, 둘 사이의 관계가 치욕적으로 까발려지는 걸 묘사하는 걸로 보이긴 했어요. 제게는 아주 설득력 넘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오펜하이머의 불멸의 연인은 키티가 맞을까요? 아니면 그냥 조금 더 중요한 여인 정도일까요?
5. 사과 에피소드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해서 깜놀했는데요. 그 정도로 젊은 시절의 오펜하이머는 악동같은 면모도 있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수소 폭탄 아버지 텔러에게는 쓴 소리도 못하고 웃으며 악수하는 속수무책의 면모도 보였어요. 그 때 증오감 제대로 확실히 표현해 준 키티한테 고마움 느꼈을 만큼 저로선 분한 맘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장면의 명연기 칭찬합니다.) 게다가 청문회 때도 본인에게 불리한 말도 굳이 수 써서 회피하질 않고 곧이곧대로 대답해서 어찌 보면 답답하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키티의 오피를 책망하는 마음이 너무 이해가 잘 갔어요. 실제 제대로 된 복권이 2022년 연말에야 비로소 된 사실을 알고서는 더더욱 놀랐습니다.ㅠㅠ 혹시 청문회에서 오피가 좀 대응 방법을 바꿨으면 보안 허가 취소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을까요?
위 질문 중 일부라도 거론해 주시면 주의 기울여 감사히 답변을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책 번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도서관에서 빌려온 오펜하이머 평전 너무 재미있어서 술술 잘 넘어갑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들 사이 벌어지는 관계성에는 꽤나 유사점이 많네요.
Q1. <오펜하이머>보러 갈 때, 아무 지식 없이 가면 낭패를 본다고, 미리 공부를 하고 가라고 하던데.. 어느 정도 지식이 있으면 될까요?
____
Q2. 과학 역사 위주로 설명을 해주실 예정인가요? 아니면 당시 역사 부분도 다뤄주실껀가요?
____
Q3. 번역도 재창조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뒤 전후를 잘 모르고 그냥 하시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을 더 공부하고 번역하셨는지요?
____
Q4. 책을 번역하고나서, 그리고 여러 곳에서 오펜하이머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면서.. 느낀 소회를 간략하게 한 말씀 들어볼 수 있을까요?
....
좀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이번에 자리를 마련하신 것 같은데, 못 갈꺼 같아 아쉽습니다. 제일 앞에 앉아서 손들고 질문하는걸 좋아하는데;; 그걸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대신 생각나는 질문 몇개를 댓글로 남깁니다 ^^.
'역사가 스포'라는 말이 있듯이 이미 결말은 알고 있고, 요새 관련 글이 많아서 이곳에 올라오는 리뷰 등으로 몰랐던 것들을 조금씩 알아가는 정도입니다.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제가 알던 지식은
- 원자탄 2번 투하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 아인슈타인이 누군지 안다.
정도밖에 안 됐어요. 영화가 나오면서, 갑자기 2차 세계대전 전후 상황 등등.. 역사(?)에 대해 알게 됩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매카시즘 등등도 다시 들려오고요.
영화 한편이 만들어내는 영향력이 참 엄청나구나 합니다. 한때 챗GPT처럼요. 관련 글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서, 모르면 안될거 같이 그랬던 올봄이 생각납니다.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 보고 굉장히 감명 받았습니다. 아니아니.. 허다한 만화 속 인물이 이렇게 깊은 철학을? 고뇌를? 가지고 있다니! 하며 감탄했거든요. 영화 분위기도 여운이 길게 남았어요.
이번에; 주인공 하신 분이 전에 배트맨 시리즈 악역으로 나온 분이었던거 같은데, 이번에는 주인공으로 나오시네요. 그것도 참..
....
뜻깊은 자리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 )
귀한 강연!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안타깝습니다. 후기로 대신 잘 보겠습니다 (_ _)
영화에서 베드신은 꼭 필요했는지, 없어도 전개에 문제에 없지 않나요? 영화 제작 감독의 좋지 않은 습성 같습니다.
@박경목
1. 소련의 핵개발에 스파이를 통해 얻은 정보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로젠버그 부부 사건이나 (영화에도 나오는) 클라우스 푸크스 사건 등이 가장 유명하죠. 실제로 1949년 소련이 제작한 플루토늄 원폭은 '팻 맨'의 형태와 거의 비슷하고, 미국에서 설계한 내파형 설계를 그대로 따라했습니다.
2. 스트라우스가 오펜하이머에게 개인적 원한을 품게 된 것은 영화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오펜하이머가 방사선 동위원소의 국외 반출과 관련된 청문회에서 스트라우스의 입장을 깔아뭉개며 발언한 것이 그 계기였죠. 하지만 오피가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그래서 스트라우스의 개인적 원한을 사지 않았다고 해서) 몰락을 피할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핵 기밀과 수소폭탄 개발을 둘러싼 정책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미 정부의 주류적 입장에 반하는 태도를 취했던 것이 훨씬 더 중요했고, 어떤 방식으로든 제거되었을 것입니다.
영화에서 베드신은 꼭 필요했는지, 없어도 전개에 문제에 없지 않나요? 영화 제작 감독의 좋지 않은 습성 같습니다.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아쉬운 마음에 질문만 남겨봅니다.
핵무기와 성격은 다르지만 인공지능이나 유전자 공학에서도 그 위험성에 대해 논의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펜하이머가 핵무기 개발에 착수할 시점에 사람들이 핵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궁금해요. 지금에야 핵무기의 위력을 잘 알고 있지만, 개발 전 그 강력함과 위험성에 대해 학자들과 대중이 얼마나 인식하고 있었는지.. 어쩌면 지금 이 시점도 지나고 보면 돌이킬 수 없는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질문해 봅니다.
@lovepat72 프랭크 오펜하이머는 공산당 가입 전력이 확인되어 직장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물론 집안이 유복한 편이었으니 생계가 곤란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유능한 물리학자 여럿이 같은 이유로 물리학자로 활동할 수 없게 되었죠. 일부는 남미로 이민을 가기도 했습니다. (여권이 압수된 사람은 이조차 할 수 없었지만…) 프랭크는 나중에 어린이 과학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익스플로라토리움이라는 과학관을 설립하게 됩니다. 지금도 운영되고 있어요!
@lovepat72 영재교육에 대한 질문을 생각해 보았는데요, 영재교육이란 특출난 재능을 갖춘 학생이 정규 교육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 능력이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현재 한국의 "영재" 교육은 진정한 의미에서 영재교육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영재고나 과학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정규 교육과정에 지나치게 잘 적응한 학생들이죠. 이것이 기묘하게 뒤틀어진 대입 제도와 맞물려 이상한 현상을 많이 빚고 있습니다. 한국의 "영재" 교육은 조만간 본령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제 행사 참석하셔서 좋은 질문 주신 분들 덕분에 저도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이 공간에서 못다한 얘기를 조금 더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석자 중에 추가 질문이나 코멘트 있으시거나,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이라도 글 남겨 주시면 제가 시간과 능력이 닿는 한 답해 보도록 할게요.
좋은 질문이 많이 나오고 있네요! 모두 감사합니다. 행사 참여 신청자 분들께서 사전에 보내 주신 질문도 주제 별로 정리해서 남겨 놓습니다. 모든 질문을 다 다루진 못하지만, 되도록 풍성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인물에 관해>
-과학자는 리더쉽을 가지기 어렵다는 편견이 많으나, 오펜하이머는 그 법칙을 멋지게 깨부수고 엄청난 매니지먼트 능력을 가진 것처럼 영화에 등장했습니다. 영화에는 생략되었으나 책에서 오펜하이머의 맨하탄 프로젝트 작업 중 그가 조직내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영화와 평전, 그 차이>
-존 폰 노이만이 오펜하이머 영화 연출에서는 배제되었는데 여기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지요.
-양자역학과 스토리 구성이 연결되는 지점이 있나요?
<영화 후기>
-일본에서 오펜하이머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영화 오펜하이머를 아직 보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며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지 추천해주세요!
<핵과 사회>
-원자폭탄이 세계에 미친 영향을 알고 싶습니다.
-맨해튼 프로젝트 같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이 앞으로 일어난다면 역시나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일이 다 벌어진 뒤에 알게 될까요? 대단하다고 느끼는 동시에 무력감을 느낍니다. 우리 사회가/ 혹은 국제 사회가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 수 있을까요?
-과학과 정치는 별개일 수 있을까요?
<번역 작업 관련>
-번역하시면서 가장 염두에 두신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번역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거나 놀라신 대목이 궁금해요.
1. 번역하신 오펜하이머 평전에 비하여 놀란 감독 영화에서는 오피의 유년 시절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주로 성년이 된 이후를 다루고 있었고 특히나 청문회 관련 쟁점이 영화의 핵심 축이었어요. 저는 오펜하이머 평전 속 유년기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고 이후의 오펜하이머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 걸로 느껴져서 워낙 3시간 러닝 타임 영화이긴 하나 비집고 들어갈 수 없었을까 좀 아쉽기도 한데, 번역가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2. 이어지는 내용일 수도 있는데, 평전 초반에 보면 오펜하이머의 어린 시절 영재교육에 대한 이런저런 상황이 묘사되어 있는데요. 제게는 백강현군 서울 과학고 자퇴 사태와도 자연스레 생각의 꼬리가 이어지는 면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오피도 어린 시절 부적응 문제로 왕따 비슷한 사건을 겪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요. 교수님께서는 우리나라 과학 영재 교육의 바람직한 방향이 어떤 식으로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요?
3. (영화 2번 보고서) 오피는 진정한 통합형 천재였다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미술도 잘 하고 시도 잘 쓰고 음악도 좋아하고, 이론 물리학자였지만 실험 물리학에도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해력이 전혀 부족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현 시대에 오피 같은 통합형, 내지는 융합형 천재가 꼭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피의 개인적 특성일까요, 아니면 환경과 교육의 힘이 더 컸을까요?
4. 관객에 따라서는 오피의 진정한 내면을 공유한 불멸의 연인은 진 태틀록이라고 생각하시기도 하더라구요. (아마 비극의 주인공이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기도 할 수 있을 듯 해요. 저는 진 태틀록 하면 오피 팔자 꼬이게 만든 여인이란 생각만 먼저 들긴 해요.) 제가 느끼기는 오피는 그냥 다분히 바람둥이 성향이 있는 걸로 느껴졌어요. 영화 속 키티 연기가 너무 뛰어나서 너무 감정이입한 나머지, 제게는 그래도 조강지처인 키티를 오피가 제일 사랑했을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문회 중 상상 속의 진 태틀록과 오피의 정사 장면에서 진과 키티의 불꽃 튀는 증오의 눈길 대결도 아주 볼 만 했습니다. 충격적이긴 했지만요. 저는 그 장면이 그 정도로 진과 오피, 둘 사이의 관계가 치욕적으로 까발려지는 걸 묘사하는 걸로 보이긴 했어요. 제게는 아주 설득력 넘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오펜하이머의 불멸의 연인은 키티가 맞을까요? 아니면 그냥 조금 더 중요한 여인 정도일까요?
5. 사과 에피소드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해서 깜놀했는데요. 그 정도로 젊은 시절의 오펜하이머는 악동같은 면모도 있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수소 폭탄 아버지 텔러에게는 쓴 소리도 못하고 웃으며 악수하는 속수무책의 면모도 보였어요. 그 때 증오감 제대로 확실히 표현해 준 키티한테 고마움 느꼈을 만큼 저로선 분한 맘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장면의 명연기 칭찬합니다.) 게다가 청문회 때도 본인에게 불리한 말도 굳이 수 써서 회피하질 않고 곧이곧대로 대답해서 어찌 보면 답답하게 느껴지곤 했습니다. 키티의 오피를 책망하는 마음이 너무 이해가 잘 갔어요. 실제 제대로 된 복권이 2022년 연말에야 비로소 된 사실을 알고서는 더더욱 놀랐습니다.ㅠㅠ 혹시 청문회에서 오피가 좀 대응 방법을 바꿨으면 보안 허가 취소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을까요?
위 질문 중 일부라도 거론해 주시면 주의 기울여 감사히 답변을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책 번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도서관에서 빌려온 오펜하이머 평전 너무 재미있어서 술술 잘 넘어갑니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사람들 사이 벌어지는 관계성에는 꽤나 유사점이 많네요.
Q1. <오펜하이머>보러 갈 때, 아무 지식 없이 가면 낭패를 본다고, 미리 공부를 하고 가라고 하던데.. 어느 정도 지식이 있으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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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과학 역사 위주로 설명을 해주실 예정인가요? 아니면 당시 역사 부분도 다뤄주실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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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번역도 재창조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뒤 전후를 잘 모르고 그냥 하시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을 더 공부하고 번역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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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책을 번역하고나서, 그리고 여러 곳에서 오펜하이머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면서.. 느낀 소회를 간략하게 한 말씀 들어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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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이번에 자리를 마련하신 것 같은데, 못 갈꺼 같아 아쉽습니다. 제일 앞에 앉아서 손들고 질문하는걸 좋아하는데;; 그걸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대신 생각나는 질문 몇개를 댓글로 남깁니다 ^^.
'역사가 스포'라는 말이 있듯이 이미 결말은 알고 있고, 요새 관련 글이 많아서 이곳에 올라오는 리뷰 등으로 몰랐던 것들을 조금씩 알아가는 정도입니다.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제가 알던 지식은
- 원자탄 2번 투하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 아인슈타인이 누군지 안다.
정도밖에 안 됐어요. 영화가 나오면서, 갑자기 2차 세계대전 전후 상황 등등.. 역사(?)에 대해 알게 됩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매카시즘 등등도 다시 들려오고요.
영화 한편이 만들어내는 영향력이 참 엄청나구나 합니다. 한때 챗GPT처럼요. 관련 글이 폭포수처럼 쏟아져서, 모르면 안될거 같이 그랬던 올봄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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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 보고 굉장히 감명 받았습니다. 아니아니.. 허다한 만화 속 인물이 이렇게 깊은 철학을? 고뇌를? 가지고 있다니! 하며 감탄했거든요. 영화 분위기도 여운이 길게 남았어요.
이번에; 주인공 하신 분이 전에 배트맨 시리즈 악역으로 나온 분이었던거 같은데, 이번에는 주인공으로 나오시네요. 그것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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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은 자리가 되시리라 믿습니다 : )
귀한 강연!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안타깝습니다. 후기로 대신 잘 보겠습니다 (_ _)
@최형섭 답변 감사드립니다! 참 어려운 일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도 당장의 인공지능이 핵무기와 같이 어떠한 물리적인 위협으로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인공지능을 무기화 하는 국가나 집단이 서로를 위협으로 여기기 시작한다면 전혀 새로운 양상으로 접어들 수 있는 시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성급한 위기의식일 수도 있지만, 핵무기 개발 당시와 지금은 무엇이 달라져 있는지 그래서 더 궁금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