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들을 읽는 동안에도 나는 수없이 아이폰을 확인했다

이요마
이요마 인증된 계정 · 이번에 요구한 건 내일까지 마감이야
2023/06/16
unsplash.com
아이폰의 스크린타임을 보다가 든 자괴감

내 집중력에 대한 의심을 하기 시작한 건, 황당하게도 주식 때문이었다. 그리 많은 돈을 넣어둔 것은 아니었지만 얼마 전 벌어진 'SG발 주가폭락' 사건 이후로 주식 어플을 괜히 들락거리는 횟수가 늘었다. 매일 점심즈음 까페로 나와 소설을 쓰다가도, 인풋을 위해 책을 읽을 때에도, 밥을 먹다가도,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도 시도 때도 없이 주식 어플을 쳐다보았다.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았긴다는 생각이 들어 조치가 필요했다. 그리고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있던 주식을 손해를 보더라도 다 팔아버리자 어플에 들어가는 시간도 자연히 줄더라. 그러나 휴대폰을 보는 시간 자체가 줄지는 않았다. 주식 어플을 보던 시간은 마디게 오르는 조회수를 확인하고자 밀리의 서재 어플을 들락거리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문득 내가 휴대폰을 너무 많이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스크린타임 어플을 보게 되었다. 스크린타임은 말그대로 휴대폰을 얼마나 사용하였나, 어떤 어플을 몇 분이나 사용하였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앱인데, 결과치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최근 일주일 기준,
하루 평균 휴대폰 이용시간은 6시간 35분.
하루 평균 휴대폰을 켜는 횟수는 120회였다.


내가 이렇게 핸드폰을 붙잡고 산다고?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을 켜서 뭐라도 확인한다고?
이 통계는 내가 수면시간 8시간을 제한 16시간 중에 40%는 휴대폰을 붙잡고 있다는 의미였고,
8분에 한 번은 휴대폰을 습관적으로 켠다는 의미였다.
꼭 그렇게 확인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있지 않다는 건 나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왜 나는 10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생각하면서 나는 여느 때처럼 다시, 책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다. 예약을 걸어놓고 한 달을 기다려서 두 권의 책을 만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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