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외연 넓히고 쾌감 줄었다
2025/01/02
※ 'PD 저널'에 기고한 글입니다
좀 지난 일이지만, 한번 얘기해 보자. <오징어 게임> 시즌 1은 왜 그토록 큰 인기를 끌었을까. 수많은 요인이 언급되었다. 한국 전통 놀이라는 소재, 자본주의를 은유하는 놀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는 캐릭터, K-콘텐츠에 대한 관심까지.
그런데 솔직히 나는,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이 그리 복잡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알록달록한 세트와 (해외에서 보았을 때) 낯선 게임들, 이쁜 배경을 사정없이 물들이는 흥건한 피. 그것이 전부다. 그러니까 사실 이 작품의 쾌감은 예고편에서 모두 파악될 정도로 단순하다.
하지만 이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여기에는 '넷플릭스'라는 OTT의 특성도 한몫을 했다. 넷플릭스 안에서는 쉽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주목받으니까. 요약하자면 <오징어 게임> 시즌 1의 인기 비결은 단순하다. 소재와 미술을 관통하는 강렬한 설정, 그것이다.
이런 작품은 대게 시즌 2에서 위기를 맞고는 한다. 시청자는 한 번 보았던 설정에 빠르게 흥미를 잃는다. 그렇다고 전작의 콘셉트를 통째로 갈아엎을 수도 없는 일. '절박한 이들이 모여 게임을 하다가 지면 죽는다'는 것은 이 시리즈의 근간이니까. 단순히 자극성을 높이거나, 캐릭터만 갈아 끼우는 것도 어렵다. 재탕이라 지겹다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 자, 그렇다면 이 시리즈는 어떻게 영예를 이어갈 수 있을까? 아래부터 <오징어게임> 시즌 2, 1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유의해 읽어주길 바란다.
앞서 던진 질문의 정답은 알기 어렵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선택은 이렇다. '오징어 게임'의...
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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