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은 절망에 익숙해지는 일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3/05/25
어른이 된다는 건 삶의 여러 크고 작은 절망들에 익숙해지는 일 같다. 아이를 보면, 아이가 아직 겪지 않았지만 겪어야 할 절망들이 눈에 보인다. 이를테면,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가 어느 날 등돌리고 다른 단짝 친구를 찾은 일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절망들을 '겪지' 않은 존재는, 그런 절망들을 '겪어낸' 존재와는 정말 다른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그런 절망 또는 상처를 '겪어내면서' 자기 자신이랄 게 된다. 우리가 타인을 대하는 방식, 두려움이나 용기를 느끼는 대상, 활발해지거나 소극적이게 되는 순간, 기뻐지거나 우울해지는 조건들이 결국 우리의 상처들과 관련되어 있다. 그런 상처와 절망을 어떻게 대할 수 있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따라 각자 저마다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가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나이만 먹었다면, 그는 절망과 상처를 충분히 겪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마땅히 마주했어야 할 절망과 상처를 마주하고 감내하는 대신 회피하거나 도망치기에 급급했다면, 아마 충분히 어른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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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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