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편] 사라진 역사책을 찾아서 - 삼국유사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4/02/22
 일연(1206~1289)이 쓴 <삼국유사>는 뭐니뭐니해도 단군에 대해서 나오는 것으로 가장 유명하다. <삼국사기> 안에도 지금은 전하지 않는 여러 역사책에서 인용한 부분이 있지만 그걸 다 다루는 것은 본 편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고, 그 중 가장 유명한 고조선에 대해 쓴 역사책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삼국유사 (위키피디아)

<삼국유사>의 고조선에는 네 권의 책이 나온다. <위서(魏書)>와 <고기(古記)>, <당배구전(唐裵矩傳)>, <통전(通典)>이다. 이중 현재 실체가 확인 되는 것은 <당배구전>뿐이다. <통전>이야 인용문이 나오지 않으니 그냥 그렇다 치겠지만, <위서>와 <고기>는 인용문이 있는데 책의 실체를 알 수가 없다. 특히 <고기>는 그저 옛 기록이라는 보통명사로 쓴 것인지, 어떤 책의 제목인지 알 수 없어서 더욱 안타깝다.

≪위서(魏書)≫에 이르기를,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에 단군왕검(壇君王儉)이 있어 아사달(阿斯達에 도읍을 정하였다. (≪경(經)≫에는 무엽산(無葉山)이라 하고, 또한 백악(白岳)이라고도 하니 백주의 땅에 있다. 혹은 개성(開城)의 동쪽에 있다고 하니 지금의 백악궁(白岳宮)이 그것이다.) 나라를 개창하여 조선(朝鮮)이라 했으니 고[高=요임금]와 같은 시대이다.”

<위서>는 위(魏)나라의 역사서라는 뜻일 수 있는데, 중국사에서 위나라는 여러 개가 존재했다. 조비가 세운 위나라(220~265), 혹은 선비족의 북위(386~534), 또는 전국시대의 위나라(기원전 403~기원전 225) 등이 있다. 여기에 뜻밖의 해석도 있는데, <삼국유사>에는 위만(衛滿)의 위(衛)를 <사기>와 달리 위(魏)라고 쓰고 있으므로 <위서>는 바로 위만조선의 역사서라는 주장도 있다.

정인보는 구체적으로 조씨 위나라의 역사를 쓴 왕침(王沈, ?~266)의 <위서>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역사학계는 이 설을 추종한다. 조씨 위나라의 역사를 다룬 위서는 왕침의 것 말고도 여러 개가 있다. 그 중 책이 전해지...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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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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