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심장부에 풍자의 비수를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2/21
◆서평◆ 
   
독재자의 심장부에 풍자의 비수를
-정치 풍자집 《대통령 아저씨 그게 아니어요》와 《보통 고릴라》를 읽고-
   
박선욱
   
[1] 광주항쟁과 문예와의 상관관계
   
한반도 역사상 1980년 5월은 6.25 이래 최대의 비극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민중적 역동성을 증폭시킨 희망의 연대가 시작되는 서막이기도 했다. 사회, 경제적으로 심화된 모순 구조의 파장은 곧바로 공포와 음울을 자아내게 했고 많은 사람들의 의식의 표층에 자기 학대와 패배주의를 띄워놓게 했다. 문학에서 암흑시가 나오게 된 것은 이와 같은 닫힌 출구를 뚫고 나오고자 한 몸부림의 표현인 것이다.
수많은 무고한 시민을 죽임으로써 정권을 빼앗은 지배권력은 스스로를 신화화함으로써 권위를 유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시(詩)는 이 공고한 질서를 가장 먼저 부정하기 시작했다. 응어리진 한과 불꽃 튀기는 비애를 바탕으로 전사의 손에 들리워진 죽창이 된 것이다.
광주항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어언 8년. 그때의 잔인한 폭압적 상황은 과연 달라졌는가? 아니다. 여전히 학살의 원흉은 살아 있다. 부정한 과거가 탄로나는 현실을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거나 심지어 의정 단상에서, 행정부의 요직에 버텨 선 채로.
그렇다면, 문학은 이러한 패륜과 악덕을 어떻게 타파해 나가야 하는가? 우선, 문학이 시대적 상황을 가장 진솔하게 반영하는 예술 양식이라는 점을 전제로 하였을 때 현실적 모순 구조를 극복하려는 의지의 강약에 따라 해학, 풍자, 직접적 저항의 형태를 띤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순차적인 방식이 아닐 뿐더러 기계적인 발전 형태도 아니다. 왜냐하면 공격 대상을 분명히 삼았을 때 더욱 적극적인 풍자 외에도 서정적 분위기 혹은 짙은 비애로 한 곳에 배합시킬 수도 있고, 해학과 풍자 또는 직접적 저항 형태와 풍자가 함께 어우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본격적 풍자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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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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