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10. 넌 사형이야 과거(20. 06. 30.) 유상오 1
소장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대한민국의 성실한 시민으로서 기성교도소에 불법이 난무하는 현실에 대해 고발을 하려 합니다.
기성교도소는 소장님 이하 교도관보다 더 높은 유상오라는 수용자가 있습니다.
그는 오상근이라는 전국 교도소에서 유명한 요시찰 수용자에게 정기적으로 영치금을 넣어주고 있으며, 다른 수용자들에게도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각종 편의를 받아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상오에게 밉보이는 수용자는 오상근과 그 패거리들에게 알게 모르게 보복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태를 근무자에게 직접 고발하고 싶지만, 오상근과 유상오의 보복이 두려워 이렇게 무기명으로 신고를 하게 되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소장님.
부디 기성교도소의 정의를 바로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무기명 투서는 2부 야간부 당직인 김중기 계장이 접수했다.
그는 올해 52세로 분류실 사복 출신으로 정·사복 통합으로 6급을 손쉽게 달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과장 진급 문턱에서 번번이 떨어지고 있는 만년계장이었다.
보안과장인 이병갑보다 나이는 한 살 어리지만, 계장 진급 동기였다. 그는 이병갑보다 과장 진급이 밀린 사실에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병갑에게 점수를 잘 받아야 다음 과장 진급을 노려볼 수 있는 그로서는, 이병갑이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 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런 투서를 보고하면 이병갑이 성격에 어떻게 나올지 눈에 훤했다.
이병갑은 체구는 작지만, 윗사람에게는 입속의 혀처럼 아부에 능했으며, 아랫사람에게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하면서 그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낼 때까지 괴롭히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보안과장을 달고 난 이후로는 그 행태가 더욱 심해져 히틀러 저리 가라는 폭군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김중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보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그는 이름만 팀장이지 동정시찰 하나 제대로 쓰지 못하는 무능력자였다.
그동안 사건이 생기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