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와의 동행 14] 딸 생일..

survivor
survivor · 나는 살아남았다. 살아남을 것이다.
2024/03/11
어젠 내 생일이었다.
엄마랑 같은 벌교 출신인 단골집 사장님이
생일상 차려주겠다며 미쉘과 오라고 했다.
이젠 엄마랑 나는 세트다.

아침부터 장성 내려가시겠다는 엄마께
+ 오늘 딸 생일인데 가긴 어딜 가여
- 오늘이 네 생일이야??
+ 벌교 사장님이 생일상 차려준다고 엄마랑 저녁 먹으러 오래.

- 머리 감겨줘.
+ 오오~ 머리 감고 갈려고??
- 저녁 초대 받아 가는데 깔끔하게 하고 가야지.
치매가 오시면서 귀차니즘으로
일 주일에 한 번 세수하시던 엄마가
함께 살면서 점차 위생관념이 나아지는 것 같아
내심 기뻤다♡♡

예쁘게 차려입은 엄마랑 손 잡고
저녁 먹으러 가는데
- 꽃다발이라도 사가야 하지 않아??
+ 왜??
- 저녁초대 받아 가는데 빈손으로 가면 좀 그렇잖아
+ 엄마, 오늘 왜 가는데??
- 저녁 초대 받아서
+ 오늘 엄마 딸 생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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