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3/03/29
출생율을 높이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바꿔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에)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일을 하다가, 아주 많이 늦게 엄마가 됐다. 경험하고 고민한바를 나눠볼까 한다.



제 이야기 먼저.
31살에 결혼/ 45살에 출산한 엄마의 경험담

사연 많은 회사생활과 임신, 출산, 육아의 세계 ⓒ청자몽

결혼했던 2000년 초반 서른 한살의 여자는 말그대로 노처녀였다. 25살만 넘어도 슬슬 압박이 들어오며 결혼하라며 시달렸다. 31살에 노처녀 소리 들을 때까지 결혼을 안한 이유는 '경력' 때문이었다. 일단 여자는 결혼하면, 그때부터 슬슬 불리해진다. 당시 결혼하자마자 퇴사하는 일도 종종 있어서 그랬다.

26살부터 면접을 보러 다녔는데, 첫마디가 언제 결혼할꺼냐 였다. 결혼해도 계속 다니실꺼에요?는 기본 질문이었다. 늦게 시작해서 이제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면접인데도 그랬다. 남자들한텐 안 물어보는걸, 여자라는 이유로 당연히 물어봤다. 남자직원을 선호한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책임감이 강해진다는 이유없다. 처자식 먹여 살려야 하니, 도망갈 곳도 없어서 시킨대로 잘한다는 생각해서였나보다. 대놓고 남자만 뽑는다는 소문도 있었다.

어쨌든 취직을 해서 열심히 일을 했다. 결혼하고도 계속 일을 했다. 운이 좋아서, 꽤 오래 일할 수 있었다. 대신 정말 일만 했다. 35살 전후에 위기의식이 있었지만, 임신이 쉬운게 아니라는걸 알게 됐다. 만 35세가 넘으면 노산으로 분류된다고도 했다. 일을 계속해야 했다. 40살 즈음에, 집에 아주 큰 일이 있어서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당시 임신을 거의 포기상태한 상태였다.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44살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천신만고 끝에 45살에 아이를 낳았다.

일하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기도 어렵지만, 일을 안해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매일 매일 깨닫는다. 친정이든 시댁이든 아무 곳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고, 남편은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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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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