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로소 우리는 -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메리 오닐 · 메리 오닐
2024/01/26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이제 비로소 우리는

이 소설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막막하다. 김연수 작가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은 내가 지금껏 접해온 소설이 아니었다. 소설의 시점은 엉켜있고, 앞부분에서 살짝 언급했던 이야기들이 아예 한 장(章)을 통해 이야기하는가 하면, 아직 언급하지 않은 사실을 마치 다 알고 있는 사실인양 능청맞게 기술해서 읽는이를 계속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마치 소설 전체를 대구법을 사용한 것처럼. 이 소설을 읽기 위해선 독서 중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필요하고, 언급한 사실이 기술되기를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수동적 읽기가 아닌 적극적인 독서를 요한다. 김연수는 왜 이런 방법을 선택했을까? 

책을 읽는 동안에는, 이런 서술이 소설을 있어 보이게 하는 겉멋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겉멋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세대와 세계가 겹쳐지는, 우리가 느끼지...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한국 문화 공부중
60
팔로워 204
팔로잉 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