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와 눈물 그리고 튼튼해진 다리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2/27
눈물 심장, 조제, 종이에 크레파스

진한 크레파스가 한 세트 생겼다. 보통 크레파스보다 잘 그려지고 매끄럽고 꾸덕했다. 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서 가볍게 그리고 싶을 때 가끔 사용했다. 그려지는 내용은 가볍지 않았지만.

상처와 눈물이 있지만 조금씩 튼튼해지는 이미지를 그려보고 싶었다. 나의 인생이 바로 그러했으므로. 눈물이 담겨지는 심장을 그릇 모양으로 그리고, 상처는 심장에 새겨졌다. 그 심장 그릇을 받치고 걸어가는 다리는 걸어온 거리 만큼 튼튼해졌다.

다 그리고 나자 바로 내가 거기에 있었다. 얼굴 모양이나 눈코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마음이 잘 그려졌다고 느꼈다.

그림이라는 것은 신기하다. 아무 생각이 없이 그려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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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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